지난 3개월 간 수도권 소재 대학 20여곳을 대상으로 '신설학과 돋보기'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신설학과에 관심이 있거나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전공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에서였다. 기사를 쓰면서 최근 대학의 신설학과 흐름을 읽을 수 있었고,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인 독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됐으리라 짐작한다.
전문가들은 '직업의 다양성을 대학의 전공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전공의 다양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 유망산업과 관련된 전공을 신설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려는 대학의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도 많이 느꼈다.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홈페이지에 나온 개괄적인 설명이 전부인 학과가 많았다. '궁금하면 직접 연락하라는 건가'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융합'이라는 유행(?)에 발맞춰 짜깁기 식으로 학과를 신설하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모 대학 교수는 "융합을 통한 신생학문이 대학에서 전공으로 존재할 만큼 필요성이 입증됐는가의 여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고백했다. 최소한의 검증·설득 과정도 없이 대학 본부에서 일방적으로 학과를 붙였다 뗐다 하는 형태로 학과를 설립하는 것에 대한 쓴소리였다.
급조된 신설학과는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사회에서 활동 중인 이전 세대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가 아직 졸업생마저 배출하지 않은 전공의 경우 취업분야를 설명하는 것에서조차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취업 및 진로에 대해 관계자들은 "아직 졸업생이 없어 취업분야를 설명하기 어렵다", "대학원에 가는 학생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등 모호한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 입장에서는 높은 경쟁률과 우수한 인재 영입 등이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입학한 학생들의 미래도 중요할 것이다. 신설학과의 경우 이런 부분에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말 그대로 '보여주기식' 전공과목을 개설하거나 그들만을 위한 특혜를 제공해 '귀족학과'로 변질되는 것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신설학과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으려면 현실적인 교육 커리큘럼 마련과 진로지도, 인프라 구축 등 종합적인 접근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