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하는 '서울역7017' 사업의 찬반 현수막에 중구가 이중잣대를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구가 불법 현수막을 단속하면서 공원화 찬성 쪽의 현수막은 철거하고 반대 쪽 현수막은 그대로 둬 행정 집행의 형평성이 저해됐다는 지적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대체도로 없이 서울역고가를 공원화하는데 반대해, 지난 4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역고가 현장시장실 일정에 불참한 바 있다.
21일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19일 오후 중구는 서울역 주변에 부착된 7017 사업을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 6개를 철거했다. 허가나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은 7017 반대 쪽 단체의 현수막 8개는 그대로 남겨뒀다.
7017사업을 지지하는 서울역고가산책단과 고가를걷고싶은시민들, 중림동, 만리동 주민 등 5개 단체는 지난 16일 11개의 찬성 현수막을 7017전망대 앞과 만리육교, 서울역고가, 만리동 디오빌 및 KCC 앞 등에 부착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중구 디자인과의 철거조치로 21일 현재 이 중 5개만 남아 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해당 현수막들은 해당 사업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모두 불법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에 따른 도시 지역, 도로 등에 특정장소에 현수막을 게시하려면 자치단체장의 허가나 신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찬성 쪽이나 반대 쪽 모두 허가나 신고절차를 밟지 않고 현수막을 부착했다. 이런 가운데 7017사업에 찬성하는 쪽의 현수막만 철거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것.
서울시 관계자는 "둘 다 불법 현수막인데 굳이 찬성 쪽 현수막만 제거한 이유가 뭐겠느냐"며 "7017 사업에 대한 해당 자치단체장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2조의2에 따르면 지방정부는 법 적용 시에도 국민의 정치 활동의 자유나 그 밖의 자유와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해 중구는 현수막을 부착한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철거했을 뿐 7017사업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중림동 주민, 만리동 주민 등 7017 찬성 진영의 현수막은 대부분 주민들 중 구체적으로 누가 붙인건지 막연하다. 과태료를 부과하려 해도 실체가 있어야 부과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정작 중구는 '중림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서울역고가산책단' 등 주체가 명확한 불법 현수막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하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행정자치부가 7월 이후 불법유동광고물 정비계획을 추진한 결과 3분기(7∼9월) 스마트폰앱을 통한 불법유동광고물 신고는 2만5304건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월평균 신고량은 8435건으로 지난해의 585건 대비 13배가 넘는다. 동기간 과태료 부과금액은 150억원에 달해 지난해의 2배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