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전공제' 이화여대의 실험…"학과 통폐합 포석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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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2 15:20

[인터뷰] 남궁곤 이대 입학처장 "미래 학문구조 변화 대비"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이화여대 남궁곤 입학처장(이화여대 제공)© News1

이화여자대학교가 2018년도 입시 정시모집에서 계열별(인문계·자연계)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는 '실험'을 단행한다.

정시에서 전공구분 없이 인문계에서 211명, 자연계에서 197명을 각각 선발하고, 이 학생들이 2학년으로 올라갈 때 41개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게 골자다. 사실상 학과 간 장벽을 없앤 셈이다.

12일 교내 입학처에서 만난 남궁곤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융복합이 중심이 되는 학문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변화를 설명했다.

"문과와 이과를 구별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계열 구별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융복합 시대에 대비한 이화여대의 선제 조치 차원입니다. 자리를 걸고 추진했습니다. 성공할 것이라 믿습니다."

남궁 처장은 불과 2년도 남지 않은 제도 개편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양한 전공을 선택함으로써 학생들도 다양한 학문을 접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거란 기대다.

그는 "이미 10년간 스크랜튼 학부의 성공으로 자유로운 전공선택의 효과는 드러났다"면서 "이를 학교 전체로 확산시키려는 노력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화여대가 2007년 신설한 스크랜튼 학부는 학생들이 2학년으로 올라가며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 문·이과 구분 없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이화여대는 이러한 자유전공제도가 높은 취업률과 학생 만족도의 비결이라고 보고, 이를 학교 전체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남궁 처장은 이번 방안을 지난해 9월 처음 총장과 논의해 'OK' 사인을 받았다. 자료 조사와 시뮬레이션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은 지난 2월 전체 교수회의에서 발표했다.

그는 "처음으로 전체 교수에게 개편안을 설명하고 일부 우려에 관해서도 해명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프라임사업이나 학과 구조조정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대학은 사회적 책임과 기능이 있다"면서 "(우려처럼) 철학이나 인문을 죽이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학생들이 경영학과 컴퓨터 공학 등 '취업 잘 되는 학과'로 여겨지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일부 교수의 '폐과' 우려를 불식했다는 뜻이다. 그는 "교수회의에서는 '학교를 넘어 처장을 믿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궁 처장은 "수시에서 각 전공에 정해진 정원을 모집하는 것은 물론 정시에서 모집한 408명의 학생이 모두 경영학이나 공대로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인문이나 사회대학 전공도 많은 학생들이 선택할 것으로 봤다.

이화여대의 뿌리는 인문대학, 사회대학, 자연대학 등에 있는 만큼 학과 편중 현상은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남궁 처장의 믿음이다.

그는 "이화여대는 모든 전공이 모여있는 '종합대학'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학생들이 학과 장벽을 넘어 학교의 인프라를 모두 누리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2018학년도 신입생들은 사범대와 의대, 예체능 계열을 제외하고 관심있는 전공을 1학년 전공 기초 과목에서 맛보고 2학년 때 확인한 적성에 맞춰 전공에 진입한다. 이 과정에서 소위 학생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각 전공의 노력도 활발해질 거라는 게 남궁 처장의 예상이다.

그는 다만 모집군 형태가 '스크랜튼 학부'의 확대가 될지,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호크마 교양대학'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달 안으로 남궁 처장과 함께 스크랜튼 학부장, 기획처장, 학생처장, 교무처장, 호크마 교육대학장 등의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편제는 5월 초 확정된다.

남궁 처장은 마지막으로 "2000년대까지는 학문 패러다임이 세분화에 맞춰졌지만 이제는 모든 학문이 융합해 골고루 발전해야 한다"며 "취업을 의식한 학과 통폐합 차원은 결코 아니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인 접근으로 봐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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