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이천시가 반도체·인공지능(AI) 중심의 첨단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 등 중첩된 규제 환경에서도 적극 행정을 통해 기존 기업 이탈을 막고, 1조원 규모의 신규 유치를 추진하면서다. 단순한 생산공장 집적지를 넘어 투자·지원·인력 양성이 맞물린 첨단산업 기반을 만들겠다는 게 김경희 이천시장의 구상이다.
7일 이천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핵심 공정 소재 기업 테크센드포토마스크 등 8개 기업으로부터 949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 기업의 투자는 이르면 2027년부터 시작돼 2035년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신규 고용 창출 효과는 19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천시의 대규모 투자 유치는 중첩 규제 속에서 기업 지원 체계를 꾸준히 정비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이천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자연보전권역, 특별대책지역 규제가 겹친 지역이다.
공장 신·증설과 신규 입지 확보에 제약이 큰 만큼, 시는 제도 정비와 현장 대응에 먼저 나섰다. 2023년 11월 첨단미래도시추진단 출범과 함께 투자유치팀을 신설했고, 2024년에는 투자유치 촉진 조례를 제정해 2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 기업에 최대 30억원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재정 기반도 보강했다. 지난해부터 매년 20억 원씩 총 100억 조성을 목표로 한 '투자유치진흥기금'을 신설해 현재 40억 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전방위적인 제도 정비는 타 지역 이전을 검토하던 기업의 결정을 되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국내 '반도체 메카'로서 신규 기업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미콘 웨스트 애리조나에 참가해 글로벌 71개 기업을 상대로 투자유치전을 펼쳤다. 올해는 그동안 축적한 기업 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유치 전략을 수립·실행할 방침이다. 세미콘 웨스트와 세미콘 타이완 등 세계적인 반도체 박람회에 참여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 관계자를 초청한 투자유치 설명회와 'VIP 팸투어' 운영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업 지원과 기술 협업, 인력 양성을 아우르는 종합지원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시는 2023년 반도체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와 반도체종합솔루션센터 설치·운영 조례를 잇달아 마련해 제도적 기반을 세웠다. 지역 경제의 핵심 파트너인 SK하이닉스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이후 접수된 19건의 기업 애로와 건의사항을 제도 안에서 풀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시민과 산업의 접점을 넓히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천국제음악제, 이천쌀문화축제 반도체 체험존을 공동 운영했고, 학교와 지역 축제 현장을 직접 찾는 'AI 반도체 드림버스'도 도입했다.
인력 양성은 이천시 산업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이천시는 반도체 인재양성센터를 통해 지난해 38회에 걸쳐 702명을 교육했고, 올해는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융복합교육센터 운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천제일고 계약학과 운영과 대학 협력 확대를 통해 지역 학생의 진입 경로를 넓히고, '반도체 중점 과학고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산업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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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드론, 방산까지 아우르는 첨단산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김 시장은 "취임 이후 첨단미래도시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드론, 방산 등 첨단산업 육성에 힘써왔다"며 "차별화된 기업 유치 정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이천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