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새 3명 자살"… 서울시 공무원 '휴식권' 준다

남형도 기자
2016.05.15 09:34

서울시 직원 과로 등으로 잇따라 목숨 끊자 '직원 휴식권' 첫 도입…서울시 부속 병원서 '휴식처방전' 발행하면 소속부서에 알려 휴가 주기로

서울시청 청사에서 공무원들이 드나들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가 최근 6개월새 직원 3명이 잇따라 자살하자 직원들에게 병가를 공식적으로 보장하는 '직원 휴식권'을 신설해 도입했다. 과로·스트레스가 심한 서울시 공무원들이 시 부속 의원·한의원을 찾아 '휴가처방전'을 받으면, 소속 부서에 통보해 병가를 받는 방식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과로에 지친 직원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쉴 수 있도록 '직원 휴식권'을 지난달 말 처음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직원 휴식권이란, 각종 민원과 현안 업무로 장시간 과로에 시달리는 서울시 직원들이 제때 휴가나 병가를 써서 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과로직원이 서울시 부속 의원이나 한의원을 찾으면 의사가 진단 후 1일 이상 안정이 필요할 경우 '휴식처방전'을 발행한다. 처방전과 소견서, 진단서는 해당 직원이 속한 부서장에게 통보돼 의무적으로 병가를 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서울시가 이번에 직원 휴식권을 도입한 것은 최근 6개월새 잇따라 발생한 직원들의 자살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엔 서울시 6급 공무원 A씨와 7급 공무원 B씨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어 지난 3일엔 7급 공무원 C씨가 같은 이유로 숨졌다.

특히 A씨와 B씨는 17일 이상 초과근무를 하는 등 과로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계속된 과로로 불안장애를 겪었고, B씨도 살이 빠질만큼 과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3월 직원 정례조례를 열고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내놨다. 3급 이상 간부는 15일, 4급 이상은 10일, 5급 이상은 13일 등 직급별 연가목표를 설정해 휴가를 다 안 쓸 경우 연가보상비를 지급하지 않는 고육지책까지 마련했다.

직원 휴식권도 서울시의 조직문화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이번에 처음 도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직원들이 과로하면 쉬어야하는데 업무 때문에 못 쉬거나 조직에 피해를 줄 수 있단 부담 때문에 못 쓰는 경우가 있다"며 "기존에는 개인이 병가를 신청해야 했지만, 의사가 대신 휴식처방전을 발행해 소속 부서에 알려 병가를 쓸 수 있게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직원 휴식권 시행 후 병가를 쓰는 직원들의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서울시 본청의 5급 공무원 김모씨는 "과로로 쉬고 싶어도 부서 눈치도 보이고 일도 많아 휴가를 쓰기 어려웠는데, 휴식권이 도입되면 부담이 덜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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