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LCT)사업 비리와 관련, 구속기소된 이영복 회장(66)이 자신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진술을 바꿀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57)은 자해를 시도해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지인들에게 "이번에는 혼자 가지 않겠다"며 검찰 조사에 협조할 뜻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1998년 부산판 수서비리 사건인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특혜' 사건으로 구속됐을 때 로비의혹에 대해 끝까지 함구했다.
하지만 40대던 당시와 달리 고령인 이 회장이 이번에는 심장병 등 지병으로 고생하는 데다 두 번째 구속되는 상황을 맞으면서 심경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회장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3개월의 도피 끝에 지난 10일 체포된 이 회장은 검찰 조사와 변호인 접견 때 눈물을 쏟는가 하면 우울증과 공황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바지사장'을 내세워 유흥주점을 운영할 만큼 유력인사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금품은 물론 고가의 선물과 술·골프접대 등을 통해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엘시티사업 과정을 보면 고비를 맞을 때마다 특혜성 행정조치가 이뤄지고 선심성 자금대출이 성사됐다.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하지 않고는 사업이 성사될 수 없는 구조인데 현 전수석 외에 부산지역 정치인과 금융권 인사 등 4~5명이 "이 회장의 뒤를 봐줬다"는 인사로 거론된다.
엘시티사업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은 현기환 전 수석은 자해를 시도했다. 현 전 수석은 30일 오후 6시 30분쯤 투숙하고 있던 부산롯데호텔 17층 객실에서 왼쪽 손목 두 곳을 흉기로 자해했다.
현 전 수석은 측근이 발견해 호텔 프런트로 도움을 요청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에 의해 부산진구 개금동 부산 백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119 구급대가 호텔에 도착했을 당시 현 전 수석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화장실 등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 전 수석은 영장 청구에 따른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현 전 수석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엘시티 비리에 개입하고 이영복 회장 등으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18대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을 지낸 현 전수석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와대에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