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몰아치던 18일 오후3시께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서 어선을 타고 1분 정도 나가니 지름 15m 가두리어장이 나타났다. 서울대공원에서 20년 가까이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금등(25세 추정)'과 '대포(24세 추정)'가 야생 적응 훈련을 해 온 곳이다.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을 비롯해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 등이 취재진과 함께 가두리에 올라섰다. 금등과 대포를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다. 제주 함덕 앞바다에 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떼가 마치 금등과 대포를 환영하듯 가두리 옆을 오갔다.
가두리에 모인 귀빈들과 사육사가 먹이를 던져주자 두마리는 힘차게 솟구차 올라 마지막 식사를 즐겼다. 이후 "금등아 대포야 잘가라"라는 인사와 함께 바다 방향의 일부 그물을 내렸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이 익숙치 않은 듯 두마리는 바로 나가지 못했다. 20여분이 흐른 뒤 대포가 먼저 가두리를 뛰쳐나갔다. 하지만 금등은 이후로도 1시간 가까이 가두리안 배회하다 가까스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불법포획 후 인간에 의해 장기간 사육되다 고향바다인 제주 함덕항에서 현장적응훈련 마친 남방큰돌고래 금등과 대포가 완전한 야생상태로 돌아갔다.
해수부와 서울시는 남방큰돌고래들의 해상가두리 적응훈련 경과를 살핀 결과, 자연에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날 제주바다로 방류했다.
올 4월21일 방류가 결정된 금등과 대포는 지난 5월22일 서울대공원에서 제주 함덕항 인근 해상가두리로 이송된 후 제주 해역의 수온과 조류 등을 직접 접하면서 살아 있는 먹이를 포획하는 훈련을 받았다.
생적응훈련 기간 동안에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와 서울대공원 등에서 파견한 수의사, 고래생태 연구자 및 고래 사육사 등 전문인력들이 2명 이상 교대로 근무하면서 먹이(활어) 공급과 건강상태 확인, 적응상태 관찰 등을 실시했다.
이후 해수부는 이달 6일 수의사, 사육사, 고래 및 해양생태전문가 등 8명이 참여한 기술위원회의 방류 적합성 평가를 거쳐 11일 '남방큰돌고래 민관 방류위원회'에서 방류일을 최종 결정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방류 이후 금등과 대포가 자연 상태의 남방큰돌고래 무리에 잘 합류해 생활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금등과 대포의 지느러미에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숫자 6과 7이 각각 표시됐다.
금등과 대포는 각각 1997년과 1998년 제주 연안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불법 포획됐다. 제주도 돌고래 공연업체에 머무르다 1999년과 2002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금등과 대포까지 합치면 수족관돌고래 7마리가 야생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외국에서 수입된 돌고래들은 여전히 쇼를 벌이고 있다. 7월 기준으로 국내 수족관 7곳에서 39마리가 산다.
서울대공원은 금등이와 대포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돌고래 번식·사육을 중단했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지난해 추가 반입, 번식 중단을 선언했다.
강준석 차관은 "남방큰돌고래 방류를 결정해 준 서울시를 비롯해 제주시, 지역어촌계, 동물보호단체 등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남방돌고래와 같은 해양보호생물들이 안전한 서식지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보전·관리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