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코앞인데"…한유총 반발에 학부모 불안감 증폭

이해인 기자
2019.02.24 11:05

교육부 한유총 에듀파인 갈등 격화…총궐기대회 이후 집단 휴원 여지 남겨

/자료사진=머니투데이

#서울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김모씨(36)와 권모씨(33)는 불안한 마음으로 3월을 기다리고 있다. 5살 난 아들의 첫 유치원 등교라는 역사적인 날을 앞둿지만 사립유치원들이 정부와 대치가 지속 되면서다. 이씨는 "지난해 태풍 때문에 갑자기 어린이집이 휴원한다고 했을 때 아이 맡길 곳이 없어 결국 부서장 눈치를 보면서 급하게 연차를 냈었다"며 "해당 연령대 아이를 두지 않은 사람이면 크게 와 닿지 않겠지만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맞벌이 부부에게는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에듀파인 도입을 두고 정부와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개학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유총이 의견을 굽히지 않고 집단 휴원 얘기까지 새나오고 있어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유총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교육부 규탄 총궐기대회를 열고 에듀파인 도입과 관련한 자신들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유총은 약 2만명이 해당 집회에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전 행사부터 행사 종료까지 총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유총은 '유아교육 사망선고'를 선포하고 에듀파인 거부 이유를 정부에 전달한다는 침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교육당국과 한유총 사이 대립은 최근 들어 더욱 격화됐다. 한유총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연일 교육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립유치원 폐원 시 학부모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학기 중 폐원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에 교육부도 강경책을 내놓고 있다. 에듀파인 도입 유치원에 인센티브 등을 주는 방침을 검토하는 등 손길을 내미는 동시에 에듀파인을 거부할 경우 △시정명령 △감사 △형사고발 등 3단계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강경책을 내놨다. 지난 23일에는 경찰청,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와 회의를 열고 "에듀파인 거부는 유아교육법상 명백한 불법"이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한유총이 거부하고 있는 에듀파인은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사립유치원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과제다. 사립유치원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수십억을 들여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의 세입, 세출 항목에 따라 예산을 편성, 집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재구성하기도 했다. 회계 착오나 비리를 막기 위해 '클린재정' 등의 편의 기능도 넣었다.

한유총이 에듀파인을 거부하는 이유는 국가가 사립유치원의 재정을 들여다보는 등 사유재산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와 법인이 운영하는 유치원들이 주로 가입된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련)는 에듀파인이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고 무너진 사립유치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에듀파인 도입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문제는 한유총이 이번 총궐기대회 이후 집단 휴원이나 폐원에 나설 여지를 남겼다는 점이다. 한유총 측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집회 후에도 교육부가 대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학부모들에게 요청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그때 가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유총이 집단 휴원에 들어가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들에게 돌아간다. 한유총은 공식적으로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 보육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한유총은 2017년 국공립유치원 증설과 재무회계 규칙 개정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치할 당시 집단휴원을 선언하며 맞선 바 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씨(38)는 "걸핏하면 휴원과 한유총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설문조사에 참여할 것을 강요 받았었다"며 "화딱지가 나 돈을 더 내고라도 영어유치원에 보냈는데 여전히 한유총 소속 유치원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지금 얼마나 심난할 지 안 봐도 비디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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