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감염 우려 큰데…정부 감염병 대응시스템 3년째 개발중

조성훈 기자
2020.01.30 06:00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계속되고 있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약국에 방역마스크를 사기 위한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다. /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정부가 2015년 메르스(MRE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교훈삼아 2016년 범부처 차원의 신변종 감염병 조기경보 및 현장대응 시스템 개발 추진계획을 수립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스템이 개발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4번째 확진자가 발생하고 2차 감염자 발생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응시스템이 무용지물인 셈이다.

29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앞서 2016년 4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열어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8개 부처가 공동 참여하는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기술개발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기존 감염병 R&D가 연구 과제 중심으로 이뤄져 실용화가 미흡했고, 감시나 예측, 확산방지 등 방역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는 투자가 소홀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016년 추진계획 수립했는데 2018년에야 본사업

세부사업 중에는 웹상에서 각 국의 감염병 발생정보를 자동 수집하고 AI(인공지능)로 분석 및 위험도를 평가해서 보건당국에 알리는 조기경보 시스템 개발이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센터보다 일주일 가량 앞서 중국 우한 지역의 신종 코로나 발병 사실과 확산경로를 파악한 캐나다 AI업체 블루닷과 같은 시스템이다.

그러나 2018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아직 개발이 진행중이며 2022년에야 마무리된다. 지난해까지 위치정보를 포함한 감염병 발생정보 수집과 모니터링을 위한 기계학습 시스템 개발이 진행됐고 내년까지 데이터 자동수집 기술개발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이뤄진다. 이어 2022년에야 플랫폼 구축 및 시범사업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도 수년간은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메르스 2차감염 막자던 접촉자 관리시스템도 아직 개발중

감염자가 급증할 경우 접촉자들을 자가격리해야하는데 이들을 모니터링하는 ICT기반 관리시스템 역시 아직 개발단계에 있다. 메르스 사태당시 1차 감염자 통제에 실패해 이들이 접촉한 가족이나 친지, 지인, 불특성 다수로 2, 3차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상황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차원이다. 근거리통신(NFC) 센서를 통해 자가격리자의 위치와 신체 이상징후를 파악하는 시스템인데 2021년에야 시범운용에 들어간다.

때문에 현재 보건당국은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을 관할보건소에 통보해 매일 1회 일일이 전화해 상태를 확인하는 능동적 감시에 머물러있다. 접촉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경우 인적관리가 여의치 않아 개발한 시스템이지만 여전히 실전에 투입하기 어려운 것이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부처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우한 귀국 국민 임시 격리시설을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2곳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2020.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와관련 한 의료IT 전문가는 "감염병 징후 조기경보시스템과 감염 의심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외래 감염병 차단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시스템이지만 왜 5년씩 장기간 개발이 소요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다수 부처가 참여하고 시범사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예산배정이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린게 아닌지 싶다"고 말했다.

이 사업 실무를 진행하는 '방역연계범부처감염연구개발사업단' 관계자는 "2016년도에 국과심에서 추진전략이 마련됐지만 세부과제를 정하고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과정이 지연돼 시스템 개발은 2018년도 하반기에야 시작됐다"면서 "또 사업기간이 5년으로 정해진 것은 여러 부처가 참여하고 시스템개발이 쉽지않아서이며 개인정보보호법 등 각종 법규 위배 여부 검토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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