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맨홀 덮개 위 역류방지용 등 곳곳에 모래주머니 쌓고 '비상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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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0 14:10

태풍 '장미' 북상소식에…부산 상습침수지 주민들 '긴장'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이유진 기자

10일 오전 부산 동구의 동천 하구교 입구에는 폭우 범람에 대비해 여러 개의 대형 모래주머니가 설치돼 있다.2020.8.10/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이유진 기자 = 제5호 태풍 '장미'가 점차 부산에 근접하면서 상습침수 지역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10일 동구 자성대아파트 주민들은 잇따른 폭우 때마다 인근 동천의 범람으로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며 대피 문자만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아파트 출입문에 모래주머니를 쌓아두거나 간이 철문을 설치해 두는 등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워놨지만 안심하지 못했다.

주민 A씨는 "그동안 대비를 안 한게 아니다. 대비를 한다고 해서 태풍 피해를 막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설치해놨지만 침수되기 시작하면 무용지물이다"고 하소연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계속되는 폭우 때마다 동천이 범람하면서 침수피해를 입었다. 일부 주민들은 최근 동천 주변 공사가 시작되고 범람 횟수가 잦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선 비 피해복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강풍을 동반한 최대 100mm가량의 폭우가 예보되자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부산시와 동구청 등 행정당국을 향해서는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주민 B씨는 "구청에서 '조심하라'고 보내는 문자만으로 폭우 피해를 해결할 수 없지 않는가"라며 "만성적인 피해에 놓인 우리 아파트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돼야 한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인근 대피장소인 동구자성대 노인복지관도 잦은 침수로 안전한 대피처가 될 수 없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여기도 비가 오면 쉽게 침수되기 때문에 수재민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10일 오전 부산 동구의 동천 하구교 인근에 폭우 범람에 대비해 대형 모래주머니가 설치돼 있다.2020.8.10/뉴스1© 노경민 기자

동천 하구교 입구에는 범람에 대비해 수십여개의 모래주머니가 설치돼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이정도로만 대비를 해놨고, 계속해서 태풍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습 침수지역인 남구 우암, 감만동 일대 주민들과 상인들도 구슬땀을 흘리며 출입문 마다 대형 모래주머니를 쌓고 있었다 이곳 또한 도로와 주택 여러곳에서 아직 복구되지 않은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한 인도는 여전히 진흙으로 뒤덮여 있어 발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질척였다. 빗물이 역류해 맨홀 덮개가 열리는 사고를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은 곳도 있었다.

우암동 주민 C씨는 "며칠 전에 비가 많이 왔을 때도 이 인근 도로가 발목이 잠길 정도로 물이 찼었다"며 "최근에는 비가 내린다고 예보가 나면 집밖에 아예 나가지를 못할 정도다"고 토로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1년 동안 장사를 하고 있는데 이제 비가 내린다고 하면 덜컥 겁이 난다"며 "오늘도 태풍이 온다고 해서 출입문에 테이프를 꼼꼼하게 발라놨는데 이걸로 빗물을 막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10일 오전 부산 남구 감만동의 한 대형마트가 침수를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아 뒀다.2020.8.10/뉴스1© 이유진 기자

이 일대 가게들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가게들이 출입문에 모래주머니 여러 개를 쌓아두고 있었다. 한 가게는 '비 피해로 인해 폐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여놔 피해를 짐작케 했다.

한편 이날 낮 12시30분 기준 북상하는 제5호 태풍 '장미'는 제주 성산 동쪽 약 104km 해상에서 시속 52km로 북북동진 중이다. 이날 오후 4시께 부산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인 부산에는 20~30m/s 수준으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고, 최대 100mm의 호우가 예보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까지는 태풍의 '위험시기'로 보고 이 시간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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