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얼마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꽁꽁 묶여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찾는 사람이 없어요."
지난 2월 정부가 부산 대저 지역을 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한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했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제까지 규제를 받지 않던 구역마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다소 차분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투기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농지 곳곳에 묘목이 있다며 시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11일 부산 강서구 대저1동 신규 공공택지 부지.
토마토 특산지로도 유명한 이곳에서는 논밭과 비닐하우스 그리고 가끔 지나다니는 김해경전철의 모습만 보였다. 주변에는 고층 건물 하나 없어 신규 주택이 들어설 땅이 한눈에 보였다.
최근 대저1동을 중심으로 토지 거래가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대저1동의 올해 2월 토지거래 건수는 92건이다. 지난해 12월 20건, 올해 1월 40건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한 지난달 대저1동 토지 전체 매매대금은 336억여원이며, 지난 1월은 155억여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월평균 토지 거래액 103억여원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대저 공공택지 지구에도 최근 LH 투기 논란을 일으킨 광명·시흥 지구와 같이 사전 정보가 샌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투기로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평당 약 80만~100만원이었던 대저1동 평균 공시지가는 지난 2017년 1월 '부산연구개발특구' 조성 예정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약 60만원까지 하락했다고 한다.
투기 방지를 위해 5.704㎢의 대저동 일부 구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연구개발특구 추진 및 공공주택지구 지정 발표 이후에는 약 75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수년전부터 공공주택지구 건립에 대한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서 돌았던 만큼, 이들의 부동산 기대감도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일 정부가 주택 지구 및 개발 특구지역 인근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사실상 투기가 발생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이미 대다수가 연구개발특구 예타 통과와 토지 규제를 예상했다"며 "토지를 사서 창고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저1동이 전부 규제에 묶일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2월에 실거래 등록 건수가 몰린 것일 뿐"이라고 투기 의혹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부동산 중개업자 B씨는 "농지 중심으로 이뤄진 대저는 오히려 투기가 억제된 상태다"며 "신도시 수용에 따른 보상금액이 많지 않고, 사전에 정보가 유포됐다는 소식도 금시초문이다"고 전했다.
일부 중개업자들은 "도로 구역에도 투기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이는 매매를 하기 위해선 진입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의 땅 소유 의혹을 받는 가덕도와 마찬가지로 대저 일대 역시 토지 80% 이상이 외지인 소유지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자 C씨는 "강서구 중에서도 특히 대저1동에 외지인 땅이 많다"며 "대부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인지라 땅을 판 돈으로 가족 생계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외지인들이 몇년전에 미리 땅을 사놨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대저 일대에 투기 목적으로 거래된 땅이 존재한다는 등 다소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대저동에서 60년 이상 거주한 A씨는 "묘목을 심어 놓은 농지도 몇군데 본 적이 있다"며 "시흥과 별 다를 바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치권에서는 부산시를 향해 대저 공공택지 지구를 전면 조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선대위는 전날 "부산시는 신속히 대저 신도시 예정지역 일대의 토지거래에 대한 전면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말했다.
진보당 부산시당도 같은날 LH부산울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대저 신도시에 투기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되고 있다. 투기로 제 뱃속만 챙긴 세력을 이번 기회에 모두 청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부산시는 이날 연구개발특구와 공공택지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일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면적은 강서구 대저1동 연구개발특구 및 공공택지와 그 주변 지역 일대 총 11.67㎢(353만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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