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못 보던 사람들이 와서 이것저것 묻더라고… 보상은 언제쯤 시작하겠냐, 요즘 분위기는 어떠냐고 묻는 데 내가 뭘 알아야지."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세종시와 경찰의 시선이 연서면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로 쏠리자 해당지 인근에 다시 수상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투기 거래가 왕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18년 이후로 이런 모습은 오랜만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전날 세종시가 '공직자부동산투기특별조사단' 가동을 알리고, 연서면 와촌·부동리를 조사대상으로 특정한 이후 시골 동네에는 못 보던 차가 늘었다.
원주민들은 "못 보던 사람들이 와서 땅을 가리키고 '저쪽에 누가 다녀가지 않았냐', '보상은 언제쯤 이뤄진다더냐' 물어보더라고… 내가 뭘 아나. 땅 주인인가보다 생각했지"라고 했다.
지난 11일 오후 4시쯤. 투기 의혹을 받는 이른바 '벌집' 앞에서 기웃대는 한 남성을 만날 수 있었다.
인근에 작은 집과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 남성은 먼저 다가와 "어떻게 오셨냐"고 말을 건넨다.
'땅을 둘러보고 있다'는 대답에 대뜸 "이쪽(와촌리) 보상 절차는 언제쯤 시작한대요?"라고 묻는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그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요즘 LH 땅 투기 때문에 세종시도 너무 어수선해 분위기 좀 살피러 왔다"면서 "무슨 개발(국가산단 지정)한다고 해놓고는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도 없어 답답해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기도 무슨 투기 조사한다고 하던데 개발 취소되고 그런 일은 없겠죠?"라고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세종시가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단 가동에 들어가고, 경찰까지 해당 지역의 투기 거래 정황을 들여다 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혹여 개발이 취소라도 될까 일부 애가 탄 토지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주민은 "나도 몇 번 마주쳤어. 여기가 원래 마땅한 차도가 있는 곳도 아니고 외지인 발길이 뜸한 데 엊그제부터 외지인들이 찾아오는 것 같더라고"라고 말했다.
공직자 대상의 조사라고는 하나 투기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부 민간 토지주들의 근심도 표출되는 양상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투기 조사한다고 하니 아무래도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은 것 같다"면서 "종종 사무실에 들러 분위기를 묻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전날부터 '부동산투기특별조사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우선 특별조사 대상 지역은 연서면 스마트국가산단 내 와촌·부동리 1933필지다.
논란의 중심에 선 LH가 사업 시행을 맡은 점, 3기 신도시 발표와 국가산단 지정 발표 시점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지역에서 조사 필요성이 가장 높았던 곳이다.
경찰 역시 해당지 일원 부동산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시기는 연서면 일대 국가산업단지 지정 발표가 있기 전 이뤄진 거래 현황이다.
아직은 내사 단계지만, 일부 투기 정황이 드러나면 본격 수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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