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원순 '공정무역도시' 11년만에 끝낸 오세훈..민간주도로 전환

기성훈 기자
2023.06.13 05:30

서울시, 관련 조례 폐지

서울시가 공정무역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추진해온 '공정무역 도시 서울' 사업을 11년만에 접기로 했다. 시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취임 다음해인 2012년 5월에 '공정무역도시 서울 추진선언문'을 발표하고, 같은 해 11월 '공정무역 지원 및 육성 조례'를 만들면서 공정무역 활성화에 주력해왔다.

이와 관련해 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낮은 시민 인지도와 영세적 시장규모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여온 '공정무역도시 서울' 사업을 폐지키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시 기획조정실이 주관하고 있는 '비효율사업 일 버리기 TF(태스크포스)'가 다른 사업과의 중복 등을 문제 삼아 사업폐지 의견을 낸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시 관계자는 "지난 10년 간 공정무역 활성화를 위해 관련 단체 등을 지원해 왔다"면서 "서울에 등록된 공정무역 단체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만 지속적으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어 사업 추진을 둘러싼 형평성 문제도 제기돼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는 공정무역 조례를 폐지하고 사업 추진도 민간주도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자치구 통합지원센터 지원과 시 사회적경제센터 운영 등 사회적 경제 지원 사업을 통해 이를 지원하겠다는게 시의 계획이다. 실제로 사회적 경제 기본조례를 통해 연관 부서가 공정무역 비영리민간단체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시 관계자는 "다른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공정무역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올 하반기 공정무역 관련 조례를 수정·폐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서울시

앞서 박 전 시장은 공정무역 확대에 공을 들였다. 관련 조례 제정 이후에도 2013년 3월에 공정무역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공정무역 가치 확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중점을 뒀다. 이를 바탕으로 시는 2018년 7월,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도시 가운데 세계 최초로 '공정무역도시 공식 인증'도 받았다.

당시 공정무역도시 인증과 관련해 박 전 시장은 "가난한 나라에서 한 세대 만에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서울이 세계 최대 인구 규모의 공정무역도시로 인정받게 된 것은 상징적 의미이자 기회"라며 "윤리적 소비에 대한 시민 인식을 더욱 높여 세계공정무역의 수도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안팎에선 '공정무역도시 서울' 사업과 같이 전임 시장 역점 사업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비효율사업 일 버리기'의 일환으로 축소되거나 사라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남북협력사업이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7월 민선 8기 취임 이후 2018년 신설한 남북협력추진단을 폐지하고 행정국 남북협력과로 축소·개편했다. 관련 인력과 예산도 대폭 감소시켰다. 경색된 남북 관계에 남북협력과 사업들도 다른 부서들과 비교해 차별화되지 않고 있는게 사실이다.

시 감사위원회가 지난해 10월부터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실태를 조사해 오다 올해 2월 특정감사로 전환해 두 달간 대규모 감사를 벌여 부적절한 보조금 사용 등 총 15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하기도 했다. 대부분이 전임 시장 때 추진한 사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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