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지금 끝내야 돼" 불안한 부모들…영유에 155만원씩 쓴다

유효송 기자, 정인지 기자
2025.03.13 12:00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그래픽=김지영

#서초동에 거주하는 A씨는 7세 둘째 영어유치원비가 올해부터 월 10만원이 올랐다. 163만원에서 173만원으로 뛴 것이다. 2022년 첫째가 다닐 때만해도 150만원이었는데 3년새 월 23만원이 올랐다.

#B씨는 만3세 딸의 교육으로 요즘 머리가 아프다. 매달 갚아야 할 아파트 원리금만 300만원인데 영어 사교육을 시켜야 할지 고민이 돼서다. 주변에선 영어는 조기교육으로 초등학교에 끝내놔야 중학교 때부터 수학과 과학 등에 '올인'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 애만 뒤쳐지는 건 아닌가 싶은 두려움이 든다.

'4세 고시', '7세 고시' 등이 성행하면서 영유아 사교육비가 지난해 3분기(7~9월)에 815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연간화 작업을 거치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연간 3조원 수준이 영유아 대상 학원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가 13일 발표한 '2024년 유아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3개월동안 1만324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사교육비가 총 8154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기관에 재원 중인 가구는 4671억원, 가정양육 영유아는 3483억원 등이다.

사교육비는 어린이집 보육과정 및 유치원 교육과정 이외에 사적인 수요에 의해 기관 밖에서 받는 보충교육을 위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정부는 2017년에도 영유아 사교육비를 조사한 바 있지만 시험조사 결과를 발표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국가승인통계는 받지 않은 상태다.

사교육에 참여한 영유아 기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기관에 다니는 아이들은 22만8000원을, 가정에서 양육하는 경우 85만6000원을 지출했다. 과목별로 보면 예체능 및 기타 과목은 월평균 17만2000원, 일반과목(국·영·수 포함) 및 논술과목은 월평균 34만원 선이었다. 수강목적은 예체능 및 기타 과목은 재능계발 및 진로탐색(60.3%), 감수성함양(50.1%), 사회성발달(23.8%) 순인 반면 일반과목은 입학준비(67.6%), 재능계발 및 진로탐색(53.8%), 불안심리(41.0%) 순이었다.

특히 3시간 이상(반일제) 학원에 참여하는 영유아 가구는 월 145만4000원 가량을 사교육에 쏟아붓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학원 유치부 등 이른바 '영유'는 월평균 비용이 154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놀이학원 116만7000원, 예능학원 78만3000원, 체육학원 76만7000원 등이었다.

사교육 참여율은 47.6%였다. 절반에 가까운 만 6세 이하 영유아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기관재원은 50.3%, 가정양육 37.7%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교육 참여율과 소요 금액이 늘었다. 참여율은 2세 이하는 24.6%, 5세는 81.2% 등이었고, 사교육비는 2세 이하가 858억원, 3세 1325억원, 4세 2452억원, 5세 35189억원 등이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금액이 늘어났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에서 유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2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사교육 참여율도 62.4%로 가장 높았다. 반면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 사교육비는 4만8000원으로 참여율도 29.5%에 머물렀다.

정부는 향후 유아사교육비 시험조사 분석 등을 위한 심층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이같은 시험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조사 적정 문항 및 표본설계 등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실태조사(국가승인통계:보육실태조사, 유아교육실태조사) 내 영유아 사교육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아영어 사교육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 지난해 3~5세 영어 프로그램을 별도 개발했고 정규교육과정 외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특별활동 프로그램으로 올해 전면 보급했다"며 "모니터링하고 우수사례 등을 보면서 추가 개발이나 현장 지원 사안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어학원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교습행위들이 영여 교습이 아닌 (유치원처럼) 다른 교습행위를 하는지에 대한 단속을 올해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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