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우리는 40도에 가까운 무더위를 경험했다. 폭염 속에서 냉방시설이 고장 나면 학교는 수업을 중단하거나 단축수업을 해야 한다. 더구나 여름 성수기에는 냉방시설 수리가 지연되는 일도 잦다.
냉난방 시설 고장 징후를 사전에 파악해서 대응하면, 우리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는 일도 막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AIoT(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반 학교 시설 유지관리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IoT(사물인터넷)란, 다양한 기기에 통신 기능을 달아서 인터넷으로 연결한 기술인데, 여기에 인공지능을 융합해 활용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냉난방기에 설치된 IoT 센서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즉시 중앙관제센터로 신호가 전송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학교 현장에서 고장을 인지하기도 전에 전문 업체가 출동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의 경우 전체 고장의 75%가 이틀 안에 해결됐다. 건당 수리 비용도 이전의 절반 가까이 줄어, 약 25억원의 예산을 아끼게 됐다. 냉난방기 내구연한이 기존 10~12년에서 18년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371개 학교에서 효과가 검증된 이 시스템은 올해 614개 학교로 확대됐다. 내년에는 서울시 모든 공립학교 1020곳, 2027년에는 공·사립을 아우르는 서울 전체 학교 132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매년 약 1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동시에, 모든 서울 학생이 쾌적한 학교 환경에서 지내게 된다.
이 사업의 의미는 냉난방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노후 시설물 안전관리에도 AIoT를 활용하고 있다. 냉난방기 고장을 사전 예방하는 것처럼 노후 시설의 위험 징후 역시 선제적으로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다.
AIoT를 활용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이는 인류의 숙제인 기후 위기 대응에도 도움이 된다.
과학기술의 활용은 양면성을 지닌다. 자원 소비와 탄소 배출을 늘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반면, 에너지 절약과 쾌적한 환경 유지 사이의 균형을 찾아 기후 위기를 완화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AIoT를 활용해 냉난방기를 더 오래 사용하고, 신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은 과학기술이 환경친화적으로 쓰인 사례다.
디지털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수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도 학생을 중심에 둔 신기술 활용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