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정신과서 '비만약' 위고비를 왜?…어린이·임신부에도 처방됐다

경기=권현수 기자
2025.10.13 14:59

김남희 국회의원 "비만치료제 무분별 처방, 환자안전 대책 시급"
위고비 투약 후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 의심 961건...응급실 방문 159명

위고비, 어린이·임산부 처방 현황./사진제공=김남희 국회의원실

비만치료 주사제 '위고비'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투약 금지 기준을 어기고 어린이와 임신부에게까지 처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남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광명갑)이 13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는 2024년 10월부터 2025년 8월까지 만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69건, 임신부에게 194건 처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비만치료제인 삭센다 역시 2021년 한 해 동안 어린이 67건, 임신부 179건 처방이 이뤄졌다.

위고비는 만 18세 미만, 임신부·수유부, 65세 이상 노인 등에게 투여가 금지된 전문의약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에서는 비만과 무관한 진료과목에서도 위고비가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는 정신건강의학과(2453건), 산부인과(2247건), 이비인후과(3290건), 소아청소년과(2804건), 비뇨기과(1010건), 안과(864건), 치과(586건) 등에서도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로 의사가 처방할 수는 있지만, 비만과 무관한 과목에서의 처방이 적절했는지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처방은 실제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0월 국내 시판 이후 위고비 투약자 중 급성췌장염 151명, 담석증 560명, 담낭염 143명, 급성신부전 63명, 저혈당 44명 등 총 961명이 부작용 의심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59명은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식약처의 의약품 허가기준을 무시하고 위고비 같은 전문의약품을 처방해도 마땅한 제재 근거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보건복지부가 비급여 의약품이라는 이유로 관리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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