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서울서 줄어든 공업지역 물량, 경기도가 쓰자"

경기=이민호 기자
2025.12.15 11:46

"기업 유치하고 싶어도 땅 없어"... 과천·광명·의왕·하남·고양시·구리·의정부 7개 시 '공업 물량 빈곤' 호소

'과밀억제권역 공업지역 운영 효율화 방안' 보고서 표지./사진제공=경기연구원

"땅은 있는데 공업 물량이 없어 기업을 못 받는다."

경기연구원은 15일 경기도 과밀억제권역 14개 시의 절반이 공업지역 부족을 지역 최대 현안으로 호소하고 있다며 시도 간 공업지역 물량 교환을 허용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과밀억제권역 공업지역 운영 효율화 방안'보고서는 수도권 3개 시·도(서울·경기·인천)가 공업지역 물량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총량 교환 시스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남보다 규제 더 세다"... 1982년 잣대에 갇힌 경기도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은 과밀억제권역(서울 전체, 경기 14개 시, 인천 일부) 내 신규 공업지역 지정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982년 제정 당시 확보된 물량 내에서만 재배치가 허용되는 '제로섬'(Zero-sum) 게임 구조다.

문제는 지역 간 불균형이다. 현재 과밀억제권역 공업지역 총 78.6㎢ 중 인천이 50%(39.4㎢)를 차지하고,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약 25%씩 나눠 갖고 있다. 그나마 경기도 몫인 19.2㎢마저 수원·부천·안양·군포 등 남부 4개 도시에 73.9%가 쏠려 있다.

실제로 경기연구원 조사 결과, 과천·광명·의왕·하남·고양·구리·의정부 등 7개 시는 "가용 공업 물량이 사실상 '0'에 가깝다"며 기업 유치와 자족 기능 확충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은 면적 줄이고, 경기는 면적이 모자라고…'칸막이' 없애야 산다

연구원은 해법으로 '광역적 물량 교환'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지난 20년간 공업지역을 주거·상업용지로 바꾸며 면적을 약 28%(7.89㎢) 줄였고, 해제된 물량은 그대로 소멸했다. 반면 경기도는 이 물량이 절실하다.

현행 제도는 시·도 간 칸막이에 막혀 서울에서 줄어든 물량을 경기도가 가져다 쓸 수 없다. 서울과 인천은 광역단체가 권한을 갖고 있어 자체 재배치가 쉽지만, 경기도는 각 기초지자체(시·군)에 권한이 분산돼 도 차원의 유연한 배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원은 국토교통부가 '공업지역 총량 계정'을 만들어 수도권 전체 물량을 통합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시가 공업지역을 해제해 반납하면, 이를 물량이 부족한 경기도 지자체에 배정하는 식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늬만 공업지역 정리해 실질 가용지 늘려야"

내부적인 '군살 빼기'도 제안했다. 현재 경기도 공업지역의 37.5%는 도로, 주거, 상업시설 등으로 쓰이고 있어 사실상 산업 기능을 상실했다. 연구원은 이렇게 '무늬만 공업지역'인 곳을 과감히 해제하고, 이를 신규 산업단지 지정 등을 위한 가용 물량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용 창출 효과는 크지만 공해 유발이 적은 첨단 산업의 경우, 신규 지정을 허용하는 등 산업구조 변화에 맞춘 규제 손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진우 경기연구원 도시주택연구실장은 "수도권 규제의 큰 틀은 유지하되, 지역 현실에 맞게 운영의 묘를 살리자는 것"이라며 "40년간 지속된 경직된 규제를 개혁해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