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촘촘한 철도망 연결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민의 교통기본권에 한 축을 차지하는 철도 안전을 강조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 아니다. 최근 청도역 부근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철도사고 소식에 철도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려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산업재해를 막고 현장 근로자 생명 보호를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도를 비롯해 전국 건설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점은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1건의 대형사고는 그 이전 29건의 경미한 사고, 300건의 사소한 징후를 무시한 결과로서 전조 증상이 나타날 때 철저히 관리했다면 충분히 사전 예방할 수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기업과 정부 모두 되새겨봐야 한다.
노동집약적 대규모 장치산업인 철도는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시스템적 특성이 있다. 코레일 설립 후 우리나라 간선철도는 철도노선 30%, 전철화는 무려 2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30년이 지난 노후 철도시설물 비중까지 65% 수준으로 늘어나 근로자 안전을 위한 정부의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인공지능(AI) 등 제4차 산업혁명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 운영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안전대책이 될 수 있다. 철도현장은 이미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ICT 신기술을 운영 중이다. 폭염에 뜨거워지는 선로 온도를 자동으로 저감시켜주는 자동살수장치 운영이나 태풍·폭우와 같은 이례상황을 대비한 기후예측과 시설물 점검장치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보다 안전한 철도산업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 재정이 열악한 철도운영자 자구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민생명 보호를 위한 안전예산 확대가 절실한 이때 SOC분야 내년 안전예산이 집행 부진을 이유로 축소됐다는 언론보도는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청도역 사고와 같이 노후도가 상대적으로 심한 일반철도 안전·시설개량 예산까지 2배 이상 감축된 점은 유사시 고객과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재고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근로자 안전과 국민 생명 보호의 전제조건은 지속적인 안전 인프라 확대와 AI, IoT 등 신기술을 현장에 접목해 가장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현장은 지금 기업의 자구책을 넘어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주도적 역할과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보다 강화된 국민안전망의 토대를 마련해 주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