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디딤돌소득, 미래지향적 소득보장…젊은이 힘 되길"

정세진 기자
2025.12.23 13:07

'디딤돌소득 포럼' 3년성과 발표·소득보장제도 미래 논의
로빈슨 교수 "디딤돌소득, 새 사회계약의 중요 연결고리"
"기초생활보장→디딤돌소득 전환 후 수급 중단 염려없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디딤돌소득포럼 개회식에서 내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시의 디딤돌소득 제도가 성과를 내고 있다. 시범 도입 3년차인 올해 수급가구 탈수급율이 전년 대비 1.1% 포인트(p), 근로소득 증가 가구는 2.8%p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의료 등 필수재 소비지출이 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대비 근로유인 촉진 효과도 높았다.

서울시는 23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2관에서 열린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디딤돌소득 3년 종합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포럼에선 지난해 노벨경제학 수상자 제임스 로빈슨 교수의 기조연설, 오세훈 서울시장과 경제·복지 관련 국내외 석학과 대담, 소득보장제도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기조연설에 나선 로빈슨 교수는 "한국의 공공 사회복지 지출 규모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저 수준으로 라틴아메리카와 비슷하다"며 "디딤돌소득은 국가시스템을 보완하는 지방정부 주도의 선구적 실험으로 디딤돌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강을 건너듯 새로운 길을 찾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디딤돌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 일정분을 채워주는 제도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정책이다. 소득과 재산 기준만으로 참여 가구를 선정하기 때문에 기존 복지제도 사각지대 저소득 가구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소득 기준을 초과해도 수급 자격이 유지돼 근로의욕을 떨어지지 않게 설계했다.

오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AI(인공지능)은 분명히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열고 있지만 동시에 노동의 가치와 일자리 구조를 빠르게 바꾸어 나가면서 사회적인 불안이라는 과제도 함께 던져주고 있다"며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기본소득이 하나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사회변화로 인한 불안을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는 현금으로 덮는 게 지속 가능한 해법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3년간 정책 실험을 통해서 디딤돌소득은 미래 세대의 빚이 아니라 희망을 물려주는 책임 있는 선택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다"며 "이제 곧 성탄절인데 오늘의 논의가 도시의 가장 추운 곳에 계시는 분들, 그리고 변화의 문턱에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디딤돌소득포럼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이어진 특별대담에서는 로빈슨 교수, 강성진 고려대학교 교수, 오 시장이 함께 '인공지능(AI)' 고도화 시대, 고용 없는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오 시장이 "AI시대로의 전환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등 전 세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냐"고 묻자 로빈슨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준비가 미흡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정민 서울대 교수가 서울디딤돌소득 3차년도 성과 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디딤돌소득 수급가구의 총소득이 증가해 월평균 가구소득이 비수급가구보다 25만원 높았다. 교통비·식료품비 같은 필수재 지출이 늘었고 정신건강 및 영양지수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윤재 서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디딤돌소득 제도의 실행력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정합성 심화 연구 결과로 △디딤돌소득 재원 조달 방안 △디딤돌소득의 도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디딤돌소득과 사회서비스 연계 방안 △디딤돌소득 적용의 공간적 확장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마지막 세션에서 변금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소득보장제도는 근로연령층(19~64세), 특히 가족 돌봄 청년, 중·장년 등 돌봄 취약계층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며 AI시대 미래 소득보장제도는 소득·돌봄을 통합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오 시장은 "제가 이 자리를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우리 사회가 과연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준비를 충실하게 하고 있는가'이다"라며 "특히 국가적인 차원의 복지제도를 지자체가 패러다임을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변혁이 절실하다"며 "과연 그런 관점에서의 준비가 충실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서울시가 혹시 해야할 역할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를 논의해 보는 그런 기회가 오늘 포럼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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