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연구팀, 전고체전지용 순수 실리콘 음극 성능 5배 높였다

권태혁 기자
2026.03.10 11:36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 연구...신소재 바인더 'IRCB' 개발
기존 실리콘 음극 부피 팽창 문제 해결...용량 유지율 90% 달성

이동수 가천대 화공생명배터리공학부 교수, 박찬호 교수, 최정현 교수, 정인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남유리 가천대 석사, 이찬호 석사과정.(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사진제공=가천대

가천대학교는 최근 이동수·박찬호·최정현 화공생명배터리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정인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연구팀과 함께 전고체전지용 순수 실리콘 음극의 수명과 충·방전 성능을 대폭 개선한 신소재 바인더 'IRCB'(계면강화 가교 바인더)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 이온이 오가며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한다. 음극 소재로 주로 쓰이는 흑연 대신 실리콘을 사용하면 이론적으로 약 10배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 같은 크기의 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은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최대 3배까지 팽창하고 수축하는 특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입자 파괴와 계면 박리, 내부 단절 등의 문제가 발생해 상용 배터리에서는 소량 첨가 형태로만 활용됐다. 특히 전극과 전해질이 밀착돼야 하는 전고체전지에서는 이러한 부피 변화로 고체 간 접촉이 쉽게 깨져 순수 실리콘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차원 그물망 구조의 IRCB를 설계했다. 해당 바인더는 에폭시-아민 반응을 통해 형성된 3차원 고분자 네트워크 구조로 실리콘 입자 표면과 강한 수소·화학적 결합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입자 간 결합력을 높이고 반복적인 부피 변화에도 전극 구조가 무너지지 않도록 했다.

실험 결과 IRCB를 적용한 순수 실리콘 음극은 300회에 달하는 빠른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90% 이상을 유지했다. 이는 기존 PVDF 바인더 기반 실리콘 음극의 용량 유지율인 16%와 비교해 5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배터리를 오래 사용해도 성능 저하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 교수는 "전고체전지 분야에서 도전적인 소재로 여겨지는 순수 실리콘 음극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고에너지밀도 전고체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본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IF=14.1)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가천대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공동 연구팀의 연구 모식도 이미지./사진제공=가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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