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소득·나이 상관없이 '그냥드림'…올 하반기 자판기 시범설치

정인지 기자
2026.03.10 15:23

(종합)국비 30억 지원해 10여개 지자체에서 시범사업

생리대 평균 구매가/그래픽=이지혜

소득, 나이와 관계없이 생리대가 무상으로 현물 지원된다. 성평등가족부는 올해 10여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2027년 본사업에 들어간다.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무상 공급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지 한 달 반만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은 1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에서 필요한 순간에 누구나 '(가칭)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공시설에 무료 자판기를 비치하는 방식이다.

올해 7~12월에는 인구규모, 산업현황, 생활패턴 특성 등을 고려해 기초자치단체 10여곳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주거지역은 주민센서, 복지관에서 △산업지역은 청년 창업센터, 지식산업센터에서 △농산어촌은 마을회관, 복합문화센터 등에 비치된다.

정부는 안전성 품질 기준을 통과한 품목을 선정해 계약하고, 지방정부는 공공시설에 비치해 관리한다. 올해 예산은 30억원으로 국비로 사용하지만, 2027년 본사업시에는 지방비를 매칭한다. 원 장관은 "기존 정부지원은 청소년 대상 바우처 중심으로 한정돼 있다"며 "생리대가 필요한 순간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대상과 접근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기초수급, 차상위계층 등 9~24세 여성에게 생리대 바우처 연간 16만8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생리대 평균 구매가격 241원을 고려한 금액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러나 생활필수품인 생리대가 독과점에 의해 가격이 높게 형성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보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후 유통·제조업계에서는 100원대 생리대 할인 행사 및 중저가 신제품 출시에 앞다퉈 나섰다.

올해 정부의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우처 등 보편지원 찬성 비율이 71%(중복 응답)로 가장 높았다. 공공생리대 무상비치 찬성은 61%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정부가 구매 비용을 지원할 경우 시장 가격이 더욱 올라갈 수 있어 현물 지원으로 결정됐다.

무료 생리대 자판기는 과거 일부 지자체와 기관 등이 시행했다. 서울시는 2018년부터 서울도서관과 서울여성플라자 등 여성·청소년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시설 화장실에 비치해 급속도로 확산됐지만 중복 지원, 정책 효율성 등의 문제로 2023년까지만 운영됐다. 일부 대학가에서도 무료자판기가 설치됐다가 자판기 고장, 생리대 제때 보충의 어려움 등으로 중단됐다.

이번 사업은 국가가 직접 구매 계약을 하고, 현물 지원 악용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식도 높아지면서 지속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품질과 사이즈에 따라 수요가 갈리는 생리대의 특성상, 적정 구매 가격과 품질을 어떻게 결정할지가 관건이다. 원 장관은 "공공생리대의 상징성과 파급력을 고려해 안정성 확보 및 업체 선정 계약 체결에 식약처와 조달청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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