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의 남은 불씨...의평원 "교육환경 악화 여부 지속 판단"

정인지 기자
2026.03.15 07:50

전북대, 2차년도 평가서 '불인증유예' 받았지만 정원 21명 늘어
교육부 "배정위에서 지역 의료 필요성 등 종합적 판단 결과"
의평원 "내부 논의 거쳐 이번 증원 영향도 평가할 지 결정"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교육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안'을 발표했다.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과대학이 대상이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심의를 거쳐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정원 증원분을 발표하고 증원분은 모두 지역의사로 뽑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7학년도에는 490명, 2028~2031학년에는 매년 613명이 늘어난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교육부가 2027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의대 증원 배정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각 의대의 교육 환경 여력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의정갈등 이후 지방대 의대에서는 격무 등을 이유로 교수들이 사직하면서 교수 충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남대 2차서 '불인증유예'...1차 낙제받은 충북·원광·울산대는 인증

15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의대 교육의 질을 평가·인증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은 최근 각 의대에 '2025학년도 대규모 입학정원 증원에 따른 주요 변화평가' 2차년도(2025년) 결과를 통보했다. 의평원은 '정원 10% 이상 변경'을 이유로 2024년부터 매년 주요 변화평가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전북대 의대는 1차년도에는 인증을 받았지만 2차년도 평가에서 '불인증유예'를 받았다. 불인증유예를 받으면 이의신청을 통해 재심사를 받거나, 다음해 심사에서 환경을 개선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의평원의 인증을 받지 못하면 단계적 정원 감축이나 신입생 모집 정지, 졸업생의 국가고시 응시 불가 등의 처분을 받는다.

전북대가 이번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교수들이 사직하고 학생이 증원되면서 교수 대비 학생이 많아진 영향으로 평가된다. 전북대는 2024학년 기준 정원이 142명으로 전국 1위다. 2025학년도에는 200명까지 증원됐으나 의정갈등에 실제 모집 인원은 171명으로 확정됐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전북대 의대는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5.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열악했다. 전국 의대 평균은 2.1명이다.

전북대 의대는 그럼에도 이번 배정에서 많은 정원을 받았다. 2027학년도에는 21명이 늘어난 163명, 2028~2031학년도에는 27명이 늘어난 169명이 돼 여전히 전국 1위를 지킬 예정이다.

1차년도에 '불인증유예'를 받았던 △충북대 △원광대 △울산대는 2차년도에 인증을 받고 신입생 모집 정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들 세 대학은 이번 증원 배정에서도 2027학년도 기준 각각 △39명(2028학년도 이후 49명) △17명(21명) △5명(6명)이 증가했다. 특히 충북대는 강원대와 함께 증원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2024학년도 정원(49명) 대비 2배가 늘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북대를 포함해 이번 의평원의 2차 결과는 모두 배정위원회(배정위)에서 고려됐다"며 "일부 대학은 이 때문에 감점을 받기도 했지만 국립대 우선배정, 지역 의료 확충 필요성, 향후 교육 환경 개선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배정위는 총 7명으로, 정부관계자 2명(복지부, 교육부) 외 5명은 모두 의대 교수로 구성됐다. 배정위는 1박 2일간 신청서 평가를 포함해서 총 네 차례에 걸쳐 회의를 개최했다.

의평원 "교육의 질 유지 위한 제반 조건 지속 점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1일 오전 서울의 한 의과대학이 보이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인력 양성 규모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2027~2031학년도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 계획을 보면 2027학년도 490명을 시작으로 2028~2029년 613명, 2030~2031년 813명 등 5년간 3342명의 정원을 늘린다. 2026.02.11.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

정부는 대학별로 정원 규모에 맞는 인력과 시설, 기자재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대학들이 앞다퉈 교수를 확충하는 상황에서 기초의학 전임교수, 임상의학 전임교수 등이 원활히 채용될지는 미지수다. 한 지방 국립대 의대 교수는 "젊은 교수들의 이탈이 늘고 있다"며 "남은 교수들의 업무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평원은 지난달 성명을 내고 "실제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영향과 교육 여건의 적절성, 의학교육의 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제반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이뤄진 대규모 증원으로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추후 임상실습의 질 유지와 졸업 후 수련 과정과의 연계에도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의평원은 향후 내부 논의를 거쳐 2027학년도 증원 영향도 평가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정원 10% 이상 변동시 영향 평가한다'는 내부 지침은 삭제됐지만, 여전히 증원 규모가 크다고 판단해서다. 의평원 관계자는 "2025학년도 증원 영향 평가와 합쳐 평가할 지, 별개로 진행할 지 등을 논의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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