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만원 토지가 16.1만원으로…두 달여 시세차익 4억2000만원

고흥(전남)=나요안 기자
2026.03.16 10:58

고흥군, 청년공공임대주택부지 매입 위법적 행정행위로 말썽

청년공공임대주택부지로 선정된 고흥읍 성촌리 산 126-1 전경/사진=독자제공

전남 고흥군이 추진한 청년공공임대주택사업(이하'청년임대주택사업')이 부지 매입 과정에서 위법적인 행정행위가 발생한 데다 특혜의혹도 가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고흥군은 국토부 '2023년 하반기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청년공공임대주택사업을 추진했다. 국비와 기금 예산 등 총사업비 351억원을 투입해 140세대의 공공임대주택과 입주자들의 창업, 생활편의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고흥군은 2023년 6월11일 고흥읍 성촌리 산 126-1번지(2만4667㎡) 를 사업부지로 선정하고 같은 달 16일 토지감정평가 업체 2곳에 감정을 의뢰했다. 평가사들은 각각 7월6일과 16일 그 결과를 고흥군에 통보했다.

지방자치단체가 타인의 재산을 공유재산으로 매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군의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제출하고, 군의회의 동의를 받은 후 토지감정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군 홈페이지를 통해 평가 대상 토지 번지와 일시, 기간 등을 명시해 고시·공고해야 한다.

하지만 고흥군이 군의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제출한 것은 7월11일이었고 의회가 이를 승인, 회신한 것은 같은 달 20일이었다. 고흥군이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토지감정평가부터 시작한 셈이다.

이즈음 석연치 않은 일도 발생했다. 고흥군 의뢰를 받은 한 감정평가 법인은 2023년 6월21일부터 6월30일까지 현장조사 및 가격조사를 실시했다. 또 다른 평가법인은 6월22일 실지조사에 임했다. 이와 비슷한 6월22일부터 7월4일 사이 A산업개발이 사업대상지 성촌리 산 126-1일대를 사들였다. A 산업개발은 지주 4명으로부터 총 7억8400여만원에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30일 토지등기이전도 완료했다.

고흥군이 군의회에 제출한 부지선정 계획서에서 따르면 성촌리 산 126-1 부지의 공시가격은 2150원, 재산가치는 6200여만원이었다. 토지감정 평가사 2곳은 이 부지의 가치를 12억여원으로 평가했다. 고흥군은 감정평가대로 20203년 9월 A산업개발이 7억 8400여만원에 매입한 토지를 12억여원에 매입했다. 2달여 만에 발생한 시세차익이 4억1600여만원에 이른다.

군청 감사결과도 시세차익 발생과정에 의문 제기...사전정보 유출 의혹은 못 밝혀

만약 고흥군이 먼저 군의회 승인을 받고 고시·공고하는 절차를 밟았다면 해당 지주들이 쉽게 A 산업계약과 매매계약을 체결했겠느냐는 의혹이 들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고흥군에 △A산업개발이 해당 부지를 매입한 시기와 감정평가 시기가 겹치는 이유 △감정평가 당시 군은 토지주가 바뀌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를 질의했다. 공유재산팀장은 "전임자가 맡았던 사업이고 관련 근거 자료가 없어 감사실에 감사를 의뢰했다"고 답했다.

실제 고흥군 감사실은 지난해 12월쯤 감사를 실시했다.

머니투데이가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고흥군 감사보고서를 보면 감사실은 공유재산취득과 관련해 일련의 행정행위가 관련 법령을 준수하지 않고 진행된 점을 적발했다. 이 중에는 절차를 지키지 않아 '토지 감정평가를 위해 사유지에 무단으로 드나들게 했다'는 내용도 있다.

감사실은 A산업개발의 성촌리 산 126-1 부지 매입과 관련해 사전 정보 유출에 대해서 조사했다. 감사보고서는 '시세차익 4억2000여만원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기업에 대한 접근 제한과 당시 업무당사자들의 부인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감사실은 공공용지 매입 업무 소홀을 이유로 당시 담당 과장에게는 '통보' 팀장과 담당 공무원은 '훈계'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공공용지 매입 사전정보 유출 관련 근거가 없다는 점 등을 참작 사유로 들었다.

문제가 된 부지에 대해 고흥군은 표층을 제외하고 지반 전체가 암석으로 형성돼 청년임대주택사업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반 공사비만 50억~60억원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판단해 사업부지 부적정으로 판정했다.

한편 고흥군은 "감정평가 의뢰 시 매매가 상승유도 및 과대한 기대감 방지를 위해 점유자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며"이와 관련해 우리 군은 자체 특점 감사를 실시해 업무를 소홀히 했던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을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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