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컴백' BTS가 남긴 것…K문화 경제의 '퀀텀 점프'

김승한 기자, 이민하 기자
2026.03.22 15:50

[KARIRANG: 대한민국, 문화로 세계를 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 공연을 즐기고 있다. 2026.03.21.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BTS(방탄소년단) 공연은 단순한 컴백 무대를 넘어 K문화 산업의 위상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광장을 메운 대규모 인파와 190개국 생중계는 한국 문화가 국내 소비를 넘어 국가 브랜드와 산업 구조를 움직이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드러냈다. 역사적인 상징 공간인 광화문이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세계에 인식되는 방식이 한층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한국이 전자제품과 자동차 같은 제조업 상품으로 먼저 설명하고 기억되는 나라였다면, 이제는 음악·드라마·영화·예능을 통해 먼저 경험되는 나라가 됐다는 분석이다. K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을 접한 뒤 관광과 소비, 라이프스타일로 관심이 확장되는 흐름도 이번 공연을 통해 더 선명해졌다. '생산국가'에서 '경험국가'로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K콘텐츠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한층 더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은 157조4000억원, 수출은 140억8000만달러(약 21조원), 무역수지 흑자는 131억6000만달러(약 20조원)를 기록했다. 종사자 수도 68만8000명에 달했다. 콘텐츠가 더 이상 일부 장르의 흥행 산업에 머물지 않고, 고용과 수출, 흑자를 만들어내는 대형 산업 생태계로 성장했다. 국내 콘텐츠 수출에서 게임이 60.4%를 차지하는 만큼 음악·영상 등 대중문화 분야의 확장 여력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국가 기간산업이 K콘텐츠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일본은 2023년 기준 콘텐츠 해외매출이 5조8000억엔(약 54조원)으로, 반도체 수출 5조7000억엔(약 53조원)을 웃돌았다. 콘텐츠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이상 주변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장은 "일반 산업보다 콘텐츠 수출이 증가할수록 국가브랜드 가치가 더 크게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특히 서울의 역사·정치 중심지에서 열린 공연이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동시에 소비된 경험은 앞으로 K문화 경제가 확산되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세계와 연결되는 방식 변화/그래픽=김현정

관련 소비시장이 형성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망을 통해 해외 시장을 넓히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콘텐츠가 먼저 팬덤을 만들고 그 팬덤이 소비와 관광, 플랫폼 이용, 굿즈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다. 음악·영상·공연·관광·유통이 개별 산업으로 움직이기보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통합형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이번 공연처럼 대규모 인파가 실제로 움직인 사례는 향후 관광 수요가 더 빠르게 현실화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K문화 콘텐츠는 관광과 소비를 동시에 자극하는 핵심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테일러 스위프트·콜드플레이 등 대형 스타의 공연을 계기로 숙박·식음·교통·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콘텐츠가 지역 경제까지 자극하는 구조는 세계경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K문화 콘텐츠는 국가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 조사에서 외국인의 82.3%가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K팝·드라마·영화 등 문화콘텐츠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BTS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는 팬덤을 기반으로 국가 이미지와 소비를 동시에 확장하는 구조를 만든다"며 "이번 공연은 콘텐츠 중심의 국가 브랜드 형성 방식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콘텐츠가 만들어낸 기대가 실제 관광과 소비 경험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장 관리 역량이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BTS(방탄소년단) 팬들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 공연을 즐기고 있다. 2026.03.21. xconfi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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