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국내 유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해 발전하는 국내 발전사들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면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지산지소'(地産地消) 정책이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산업계에서는 여전히 전기품질 문제를 제기하며 지방 이전에 우려를 표한다.
지산지조 정책에 대한 일부 우려와 대조적으로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력망 건설 강등 심화는 전력 생산 지역과 사용 지역 간의 공간적·시간적 불일치에서 비롯된다. 동해안과 호남권 등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등 주요 수요지로 보내기 위해 한국전력은 초고압 송전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전국에 건설될 송전탑만 1만여개다.
산업 개발로 인한 경제적 수혜는 수도권 등 수요지에 집중되는 반면, 송전선로와 발전설비는 지방에 입지하면서 지역 주민의 반발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산지소' 정책을 본격 추진 중이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산업을 에너지 생산이 많은 지역으로 유도해 장거리 송전망 건설 수요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전력망 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산업 개발 수혜와 전력설비 입지 간 불균형 완화로 지역 갈등을 줄인다는 목적도 있다.
일부 사업자들은 우려를 제기한다. 이들은 영호남 등 에너지 집중 지역은 상대적으로 전력망이 취약해 계통 사고 발생 시 주파수와 전압 변동 등 전기품질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출력 변동성이 커 순간적인 전력 수급 불균형과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까지 언급한다.
전력계통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가 전력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수도권 역시 대표적인 전력 수급 불균형 지역으로, 현재도 장거리 송전망과 다양한 안정화 설비를 통해 계통을 운영하고 있다. 발전설비의 빈번한 가동과 정지, 무효전력 보상설비 운전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기품질을 유지한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전기사업법, 기후부 고시에 의거 지역 구분 없이 동일한 전기품질(주파수, 전압, 공급 안정성 등) 기준을 적용해 관리 중에 있으며, 전국이 동일 주파수로 운영돼 수도권~호남권간 편차는 없다"며 "전압도 전국이 각 전압 계급별로 동일한 유지 기준을 적용해특정 지역에 전기품질 저하 시 계통 보강 및 안정화설비 설치로 안정적 전력공급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집중 지역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전기품질 문제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동기조상기, ESS, 무효전력 보상설비 등은 일정 규모의 부지만 확보되면 설치 가능한 '점형 사업'으로, 송전선로와 같은 '선형 사업'에 비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갈등 발생 가능성도 낮다. 또한 건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전력망 보강 지연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품질 향상 방안으로 재생e 인버터 성능 개선과 안정화 설비 보강 중이며, 2023년부터 재생e 지속운영 능력 확보를 위한 성능 개선 사업을 시행해 지난해 재생e 연계 기준을 해외기준으로 개정 완료했다"며 "특히 안정화설비는 오는 2034년까지 스탯콤 및 동기조상기 3Gvar 등 안정화 설비 보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지산지소' 정책의 성공 여부는 산업계의 적극적인 협조와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 정부와 한전, 산업계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달려있다.
문승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연구원장은 "주파수 변동은 국가 전체적인 문제로 분산화와는 관련이 없다. 다만, 지역적으로 전압 변동이나 재생에너지 수급 변동에 대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예견된 문제들이며 국가적으로 이미 많은 연구개발이 이루어져 왔다"며 "MVDC(고압직류배전)와 같은 신기술을 도입해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산지소 기반의 분산전력망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