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2시간 잡무로 허비… 공직 업무 재설계

김승한 기자
2026.04.29 04:00

행안부, 가짜 일 줄이기 속도
'형식·분량' 중심 보고 탈피
문제해결 토론형 회의 진행
보여주기 행사·의전도 축소

업무 중 '가짜 일' 경험 빈도 및 낭비 시간/그래픽=이지혜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한 비효율 업무관행, 이른바 '가짜 일'을 걷어내기 위한 정부 차원의 혁신이 본격추진된다. 보고·회의·절차 등 일하는 방식을 전면 재설계해 정책 실행력을 높이고 국민체감 성과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공공·민간 공통 '가짜 일'…하루 2시간 낭비=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공직사회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가짜 일 줄이기' 캠페인을 적극 추진한다. 이는 단순한 업무경감이 아니라 형식 중심 행정을 탈피해 본질적인 정책업무에 집중하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 구조적 혁신과제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가짜 일'은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행안부가 지난 3월 블라인드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약 2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댓글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주 1~3회 '가짜 일'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특히 하루 평균 2시간가량이 불필요한 업무에 소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연구원 조사에서도 공무원들은 문서작업에 약 76분, 형식적인 회의에 약 56분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사례로는 보여주기식 보고서 작성, 폰트·형식 수정 등 형식 중심 업무, 결론 없는 반복회의 등이 꼽혔다. 실제 "전자결재로 끝날 일을 대면보고로 30분 넘게 기다린다" "이미 시스템에 있는 데이터를 다시 엑셀로 취합한다"는 사례 등이 제기됐다.

◇보고·회의·절차 전면손질…'일하는 방식' 혁신=행안부는 '가짜 일'의 본질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구조적 문제라고 본다. 이에 따라 보고체계, 회의방식, 의전·행사, 행정절차 전반을 손질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추진한다.

우선 보고는 형식과 분량 중심에서 벗어나 핵심 위주의 간결한 방식으로 바꾼다. 일부 부처에서는 긴급사안에 대해 반 쪽 분량의 보고를 도입하거나 메모보고와 구두보고를 확대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회의도 대폭 축소한다. 관행적 회의를 줄이고 문제해결 중심의 토론형 회의로 전환하는 한편 격주회의를 월1회로 줄이거나 타운홀 방식 소통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보여주기식 행사와 의전을 줄이고 반복적인 취합·보고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행정력 재배치도 추진한다. 특히 지능형 업무관리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편집 방식 도입으로 자료취합 업무효율화도 시도한다.

현장에서는 디지털 도구와 AI(인공지능) 활용확대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다만 새로운 시스템이 또다른 '가짜 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안부는 앞으로 각 부처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우수사례를 확산해 '가짜 일 줄이기'를 범정부 혁신과제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 것은 단순한 업무감축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일에 더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보고·회의방식 개선 등 조직 전반의 일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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