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가 서울대공원 담장을 넘으면?…'수방사·경찰' 출동해 20분내 포획

정세진 기자
2026.05.05 05:30

서울대공원 동물원, '동물탈출 매뉴얼'에 따라 연 2회 모의훈련
2010년 12월 말레이곰 '꼬마' 탈출 이후 동물 탈출 사례 없어

시베리아 새끼 호랑이 '설호'가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동물원 맹수사 호랑이 방사장에 어미 '펜자'와 함께 들어오고 있다. 순수 혈통 시베리아 호랑이 설호는 현충일에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났다./사진=뉴시스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늑구'가 탈출하는 등 동물 탈출 사고가 이어지면서 동물원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서울대공원 동물원도 최근 동물 탈출 사고에 대응하는 모의 훈련을 벌였다.

5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동물원은 지난달 28일 오후 피그미 하마가 탈출한 상황을 가정해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대공원은 매년 상·하반기에 각 1차례씩 모의 동물 탈출 훈련을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호랑이, 재규어 등 맹수류가 탈출한 상황을 가정하고 상반기에는 대형 유인원이나 포유류 등 특정 동물을 선정해 탈출 시나리오를 가정해 훈련한다.

이번에 탈출 대상 동물로 선정한 피그미 하마는 멸종 위기종 2급이다. 주로 습지와 울창한 숲에서 홀로 지내거나 아주 작은 무리를 지어 은둔생활 한다. 하마의 3분의 1~4분의 1에 불과하지만, 성체 몸무게는 최대 270㎏까지 나간다. 대형 포유류로 위험 등급 동물로 분류한다.

이번 훈련은 피그미 하마 1 마리가 제2아프리카관에서 탈출한 상황을 가정했다. 위험 동물이어도 바로 사살 결정을 하지는 않고, 포획을 우선했다. 피그미 하마의 이동 경로를 막고 먹이를 동물사로 유인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피그미 하마는 두꺼운 가죽과 피하 지방층이 있어 마취가 어렵다. 동물의 특성을 고려해 포획 작전을 펼친 것이다.

모의 훈련은 동물원 내부에서 피그미 하마가 발견돼 포획되는 것으로 끝났지만 최악의 경우 동물원 담장 밖으로 탈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동물원은 수도방위사령부와 경찰과 협조해 추적에 나선다. 실제로 2010년 12월 6일 말레이곰 '꼬마'가 사육사가 격리장을 청소하던 중 탈출해 동물원 담장을 넘었다. 꼬마는 약 9일간 청계산 일대를 돌아다니다 포획틀에 잡혔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꼬마 사례 이후로 동물원에서 동물이 탈출한 사례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서울대공원에서 진행한 동물탈출 모의훈련./사진제공=서울대공원

대공원의 동물탈출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동물 탈출을 발견하면 즉시 동물 종류, 위치, 마릿수, 이동경로, 피해내용 등을 신고해야 한다. 동물원은 안내방송을 통해 탈출 사실을 관람객에게 알리고 실내 대피를 유도하고 대형버스를 투입해 관람객을 외부로 수송한다.

동시에 CC(폐쇄회로)TV 관제센터에서는 동물 위치를 파악해 추적조와 공유한다. 마취총과 마취제를 소지한 마취조는 차량에 탑승해 동물원 내에 대기하고 소방서와 수도방위사령부, 경찰 등 유관기관에도 탈출 사실을 알린다. 동물원 입구와 후문 출입문을 폐쇄해 탈출 동물이 동물원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다.

동물 탈출을 발견하면 별도로 대기 중이었던 포획조가 출동해 17분 내 경계라인을 구축한다. 이 시점에 동물원장은 동물 종류, 위치, 상황 등을 고려해 포획할 것인지 사살할 것인지 결정한다. 동물의 종류는 환경부의 동물탈출 대응 매뉴얼에 따라 △위험 △주의 △안전 등 3단계로 분류한다.

위험 동물은 관람객 및 근로자에게 치명적인 부상이나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인명 살상이 가능한 종으로 △중대형 식육동물 (사자, 호랑이, 재규어, 퓨마, 곰, 늑대, 하이에나 등) △대형 유인원(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 △ 대형 포유류(코끼리, 기린, 하마, 낙타, 코뿔소 등) △ 모든 야생소(큰뿔소, 아프리카물소, 아시아물소, 아메리카들소, 유럽들소 등) △ 독성을 지닌 동물(독사, 독거미류 등) △ 파충류 등(대형악어, 대형도마뱀, 대형뱀 등) 등이다.

주의 동물은 관람객 및 근로자에게 상해와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인명 위협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종으로 △ 독성을 지니고 있지 않은 파충류(악어, 큰도마뱀, 큰뱀 등) △ 소형식육동물(여우, 담비, 서발, 시라소니 등) △ 영장류(망토원숭이, 개코원숭이, 맨드릴 등) △ 중대형 포유류(붉은캥거루, 회색캥거루, 얼룩말, 몽고야생말, 뿔이 있는 종-사슴, 멧돼지 등) △ 대형 조류 및 맹금류 등(화식조, 에뮤, 타조, 독수리 등) 등이다. 사육사 스스로 외부 도움 없이 안전 확보가 가능한, 비교적 안전하게 다룰 수 있고 위험요소가 크지 않은 소형 포유동물과 조류는 안전 동물로 분류한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모의 훈련이 끝나면 보완할 내용을 수집해 포획작전 구성에 활용한다"며 "하반기 훈련에는 실제 상황과 유사한 비정형 실전형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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