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날개단 웅진, 12년만에 '대기업 귀환'

정인지 기자
2026.05.06 04:10

프리드라이프 품고 자산 6.5조… 공시대상집단 재지정
사업다각화 통한 저출생 한계 극복, 그룹 재정안정 집중

웅진이 그룹 재건을 위해 승부수로 던진 프리드라이프(현 웅진프리드라이프) 인수 덕분에 12년 만에 대기업으로 재지정됐다. 웅진은 당분간 재정안정화에 집중한 뒤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웅진 기업 현황.

◇코웨이 놓친 웅진, 프리드라이프로 재부상=5일 재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일자로 웅진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재지정했다. 공정위는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일 때 대기업으로 지정하는데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인수로 6조4960억원이 돼 재계 78위를 기록했다. 이 중 프리드라이프 자산총액은 3조2800억원이다.

대기업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의무, 신규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제한 등 경영제한이 늘지만 웅진은 다시 한번 대기업 대열에 편입한 사실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웅진 관계자는 "프리드라이프는 상조사업을 넘어 전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대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공시의무와 규제 등 제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드라이프는 풍부한 현금창출력이 장점이다. 지난해 웅진의 당기순이익은 1144억원으로 3년 만에 흑자전환했는데 프리드라이프가 782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상조회사는 선수금을 운용해 금융수익을 내기 때문에 선수금 확보가 곧 사업경쟁력이다.

웅진은 코웨이 실적호조를 바탕으로 한 사세확장으로 2008년 대기업에 지정됐다가 코웨이를 매각한 후 2014년에 해제됐다. 이 때문에 웅진이 지난해 프리드라이프를 대부분 인수금융으로 인수하자 코웨이 사태 재발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프리드라이프 인수자금 8879억원 중 6800억원이 인수금융이었다. 그러나 웅진의 주력사업인 교육이 저출생으로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경영진은 신사업 인수가 필수불가결하다고 판단했다. 윤석금 회장의 승부사적 판단하에 차남인 윤새봄 대표가 인수실무를 맡아 오너가의 그룹 재건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기관투자자 입성…경영진도 성과보상=프리드라이프는 문호상 대표를 내부승진시켜 안정적인 경영을 꾀하면서도 웅진의 철학을 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윤 회장은 지난 1월에 열린 프리드라이프 임직원 특강에서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5' 참관경험과 함께 "AI(인공지능)로 실버·라이프케어 분야에 유례없는 속도와 변화, 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변화에 올라타는 사람만이 세상을 이긴다"고 혁신을 당부했다. 웅진그룹은 올해도 웅진씽크빅 독서플랫폼 '북스토리'가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5년 연속 CES에서 수상했다.

웅진의 체질변화에 기관투자자들도 투자를 늘린다. 가치투자 전략으로 유명한 타이거자산운용은 지난 3월24일 보유 중인 웅진 지분이 5.22%(417만470주)를 기록했다고 신규 공시했다. 교육사업 일변도에 눌려 있던 주가가 최근 1년간 71% 상승한 덕분이다.

윤 대표이사 등 경영진도 성과보상으로 주식을 받게 됐다. 웅진은 2022년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제도를 도입, 2023년부터 지급해왔다. 윤 대표는 지난 3월 RSU로 웅진 주식 57만4712주(0.61%)를 받아 보유지분이 17.02%(1360만172주)로 늘었다. 이번 지급분은 현재 주가 기준 16억8700만원 상당이며 앞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주식은 300만여주 남아 있다. 웅진 측은 "RSU는 책임경영과 장기성과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프리드라이프가 토털라이프 플랫폼으로 성장하면 주가에도 기업가치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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