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부터 암모니아까지 담는다..포스코, 80년만의 신소재 상용화[R&D인사이드]

LNG부터 암모니아까지 담는다..포스코, 80년만의 신소재 상용화[R&D인사이드]

광양(전남)=김지현 기자
2026.05.06 06:01

⑦포스코 고망간강…방산용 소재 등 시장 확대 가속화

[편집자주] 최근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도 한때는 상상에 불과했다.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아이디어를 실험대 위에 올리고 실패를 반복하며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손에서 탄생한 기술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때로는 산업의 방향을 바꿔왔다. 이같은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진을 머니투데이가 만나봤다.
이순기 포스코 미래철강연구소 수석연구원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이순기 포스코 미래철강연구소 수석연구원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암모니아로의 미래 에너지 전환까지 고려해 만든 제품입니다."

지난달 20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만난 이순기 미래철강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망간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9% 니켈강'은 암모니아 특유의 독성과 부식성 때문에 이를 담는 재료로 사용할 수 없지만, 고망간강은 관련 승인을 받아뒀다"며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환경규제가 강화 속에서 고망간강은 경쟁력 있는 강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영하 165℃의 극저온에서도 견디는 고망간강은 스테인리스강·9% 니켈강에 이어 등장한 LNG용 강재다. 9% 니켈강이 1940년대 개발된 점을 감안하면 약 80년 만에 나온 신소재다. 9% 니켈강과 성능이 유사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은 훨씬 뛰어나고, 유연하게 잘 늘어나는 성질 덕분에 저장탱크 형태로 가공하기도 쉽다.

포스코가 고망간강 연구에 착수한 것은 2007년이다. 개발 초기부터 참여한 이 수석연구원은 "망간 함량을 높일수록 쉽게 부서져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며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보니 각종 인증 획득, 운영 실적 확보 등도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포스코가 투자를 이어간 건 향후 고망간강의 역할이 분명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시대가 도래하면 수급이 불안정하고 비싼 9% 니켈강을 대체할 소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액화수소용 차세대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스코이앤씨·포스코인터내셔널(87,300원 0%) 등 그룹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고망간강을 검증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 5호 저장탱크에 고망간강을 육상용으로 처음 상용화했고, 이어 6~8호기에도 고망간강을 적용했다.

광양 제2 LNG 터미널 7호기 탱크 내부 /사진제공=포스코
광양 제2 LNG 터미널 7호기 탱크 내부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의 선제적 연구는 빗발치는 고객사들의 문의로 결실을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EPC(설계·조달·시공) 업체가 수주한 카타르 액화에틸렌가스(LEG) 터미널 저장탱크에 고망간강이 적용된 것을 비롯해 한화오션(133,000원 ▲1,200 +0.91%)도 자사 선박에 고망간강 LNG 탱크를 사용 중이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이어진 상용화 확대를 바탕으로 시장을 더 넓히는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초 그룹 차원에서 발표한 8대 핵심 전략 제품에 포함되며 전담 조직도 꾸려졌다. 광양과 포항제철소에는 고망간강 생산 설비 구축을 마쳤고, 국제 규격과 인증도 대부분 끝냈다. 이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연구진이 중심이었다면 이제 제철소 현장 조직·마케팅 등과 함께 용도 발굴과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고망간강의 또 다른 활용 분야로 방산을 꼽았다. 그는 "고망간강은 자성을 띠지 않아 스텔스(은폐) 성능을 높일 수 있다"며 "수상함과 잠수함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HD현대·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과 협력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5월 HD현대중공업과는 고망간강 기반 차세대 함정 신소재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해외 철강사들을 추격하는 입장이었다면, 고망간강은 우리만의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했다"며 "이 같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철강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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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지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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