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미래'라더니...교육감 선거, 전국 곳곳에서 파열음

정인지 기자
2026.05.06 15:52
[과천=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한 직원이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현황을 살피고 있다. 2026.05.04. /사진=배훈식

교육감 선거가 한 달 앞두고 전국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참여가 배제돼 후보와 후보단일화기구 모두 운영 경험이 많지 않은데다, 시민들의 관심도가 낮다보니 결과에 불복하거나 독단적으로 행동해도 선거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해 교육감 선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지만, 뚜렷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보수·진보 모두 단일화 깨진 서울...경기도 잡음 지속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에서는 조전혁 전 의원이 지난달 말 예비후보에 등록하면서 단일화가 깨졌다. 조 예비후보는 앞서 진행된 보수 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보수진영에는 지난달 6일 윤호상 한양대 겸임교수를 단일 예비후보로 확정했는데 다시 판이 흔들린 셈이다.

새로운 단일화기구 '범보수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범단추)는 오는 10일 오후 6시까지 참여 후보 등록을 받아 후보 간 합의 방식으로 단일화를 진행한다. 최종 결과는 오는 14일 발표한다. 범단추에는 조 예비후보 이외에 이전 후보 단일화에서 탈락한 류수노 전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단일화 과정에서 이탈한 김영배 예원예대 부총장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예비후보는 2024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당시 정근식 후보에 4.31%포인트 차로 석패해 보수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조 예비후보 측은 "(앞선 보수 단일화 과정 중에는) 출마 의사가 확실치 않아 참여를 못했다"며 "고심했으나 학력 저하 방지 등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윤 예비후보는 2차 단일화를 단호히 거부하며 반발하고 있다. 윤 예비후보 측은 "단일화를 통해 이미 후보가 선출됐는데 다시 단일화를 논의하자는 것은 상식을 뒤엎는 일"이라고 밝혔다.

진보 진영에서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단일후보로 확정했지만, 한만중·강신만 예비후보가 투표 조작 의혹 등을 제기하며 독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경기도에서는 진통 끝에 안민석 전 의원이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선출 방식에 대한 불만이 남은 상태다.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은 지난 4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경선 과정에 대해 "집단적 대리 등록, 대리 납부라는 심각한 정황은 서둘러 덮어버렸다"며 "선관위원장이 수사의뢰를 하고도 즉각적인 결과 승복만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 장관이 세종 교육감 후보자와 '찰칵'

임전수 세종교육감 예비후보와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함께 찍은 사진이 3월, 4월(왼쪽)에 각각 임 예비후보의 SNS(소셜미디어)에 게재됐다. /사진제공=임전후 예비후보 인스타그램

세종에서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임전수 세종교육감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임 예비후보,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예비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됐다.

임 예비후보는 최 장관이 세종교육감 시절 정책국장을 역임하며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온라인상에는 임 예비후보측에서 "(선거법상) 화이팅이 안된다고 해서 임전수 사랑합니다"라고 해달라고 요구하자 최 장관이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는 장면도 공유되고 있다. 임 예비후보는 이 외에도 SNS(소셜미디어) 계정에 최 장관과 함께한 다수의 사진이 게재돼 있다.

최 장관은 이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 단순 참석했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미애·김인엽·안광식·원성수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는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중대한 훼손"이라며 지난달 29일 교육부를 항의 방문했다.

이와 별개로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지난 5일 예비후보자 A씨와 관계자 1명 등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세종경찰청에 고발했다. '세종 민주진영 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단일화 과정에는 중도·진보 성향 예비후보 6명 가운데 2명만 참여했는데 홍보물 등에 '단일후보' 명칭을 썼다는 이유다. 선관위는 일부 후보자만 단일화 과정에 참여한 경우 유권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단일후보 명칭이 제한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유독 교육감 선거에서 잡음이 일어나는 이유로는 후보 측도, 단일화추진위원회도 선거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단일화추진기구는 "대리 등록, 대리 납부 등을 가리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지만, 우리가 수사기구도 아니고 작정하고 거주지를 속이거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할 경우 알아내기 어렵다"며 "예비후보들도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참여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모든 교육감 후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낮다보니 후보가 선거 막판에 정해져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본 후보 등록도 오는 14~15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한 교육감 예비후보 측은 "본격적인 선거 유세는 2주전부터가 될 것"이라며 "일부 예비후보들이 끝까지 완주할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정당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선거 비용을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광역시의 경우 10억원 안팍, 서울과 경기도의 경우 40억원에 달한다. 선거비용은 득표율 15%를 넘어야 보전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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