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완도 순직사고 화재가스발화 영향"…인력 5000명 확충

김승한 기자
2026.07.03 10:21

완도 저온창고 화재 순직사고 조사 결과 발표

지난 4월 14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故박승원, 故노태영 소방공무원 안장식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두 소방관은 전남 완도군의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진압 도중 순직했으며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사진제공=국가보훈부

소방청은 지난 4월 전남 완도 저온창고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순직사고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우레탄폼 화재 대응체계 개선과 현장 인력 확충 등을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소방청은 사고 직후 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외부 전문가와 소방노조 관계자 등 27명이 참여하는 소방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은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한 달간 화재 원인과 순직사고 발생 경위, 화재 실증실험, 현장 대응과 안전관리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화재는 지난 4월 12일 오전 8시 25분경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저온창고에서 발생했다. 작업자가 바닥 에폭시 제거를 위해 LP가스 토치를 사용하던 중 발생한 불티가 벽면 강판 틈새로 들어가 내부 우레탄폼에 착화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창고가 창문이나 개구부가 없는 밀폐 구조였던 탓에 우레탄폼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한 가연성 가스가 천장부에 축적됐고, 이후 화염이 강판 후면을 따라 확산되면서 축적된 가스에 착화해 '화재가스발화' 현상이 급격히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고는 오전 8시 25분 접수됐으며 선착대인 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가 오전 8시 31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완도구조대 등 대원 22명이 내부 진입을 통해 화점 탐색과 진압을 실시했다.

하지만 오전 8시 53분경 천장 좌측에서 화염이 확인되면서 구조대 부대장의 지시에 따라 내부 대원 철수가 이뤄졌다. 내부에 있던 대원 7명 가운데 5명은 탈출했지만, 고(故) 박승원 소방위와 노태영 소방사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순직했다.

조사단은 사고 원인으로 △우레탄폼 등 건축물 위험정보의 출동대 전파 미흡 △지휘권 이양 절차와 상황평가·전술 결정 미흡 △우레탄폼 화재 대응 표준작전절차(SOP) 미비 △신속동료구조팀(RIT) 운영 미흡 △열화상카메라 등 안전장비 관리 부족 △펌프차 진압대원 부족 등을 지적했다.

소방청은 이를 토대로 상황관리와 현장지휘 체계를 개선하고 우레탄폼·샌드위치패널 등 특수화재 대응 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인명구조 가능성이 낮은 경우 방어적 전술을 우선 적용하고, 고위험 화재 현장에서는 신속동료구조팀을 의무적으로 편성·운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무인소방로봇 등 첨단 장비 보급을 확대하고 열화상카메라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현재 4대가 시범 운영 중인 무인소방로봇은 현장 활용성을 검토한 뒤 추가 보급을 추진한다.

현장 대응 인력도 확충한다. 소방청은 펌프차 진압대원 등 현장 활동에 필요한 부족 인력 약 5000명을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충원하고, 재난 위험도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인력 재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두 분의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부분을 면밀히 살펴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즉시 개선 가능한 사항부터 차근차근 보완하고 중장기 과제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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