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5·18 조롱 구호' 사건이 사과와 화해로 마무리되고 있다. 광주제일고등학교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향해 "배재고 학생들이 새로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광주제일고 총동창회도 "배재고 학생들을 선처해달라"고 부탁했다.
이규연 광주제일고 교장은 7일 최종 입장문을 통해 "어제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와서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고 앞으로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 배재고 학생, 교직원, 학부모, 총동창회분들께서는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일상에 빠르게 복귀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소프트볼협회와 야구 관계자분들께 부탁드린다"며 "어제의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 내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가능한 행정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5·18 조롱 구호 사건 이후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스포츠공정위 징계와 별개로 일각에서는 2027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때 프로야구팀이 배재고 야구부 학생을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홍경표 광주제일고 총동창회장도 이날 '배재고 학생들의 선처를 바라는 총동창회의 호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홍 총동창회장은 "우리는 가해 학생들을 향한 증오나 보복의 감정이 우리 마음속 깊은 어두운 구석에서도 자라나지 않기를 원한다"며 "교육의 참된 의미와 스포츠맨십의 본질을 되살려 이들을 넓은 관용으로 품어 안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동창회의 궁극적이고 타협할 수 없는 목표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올바른 교육과 정의의 회복'이다"라며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랑하는 후배 재학생들에게 당부한다. 사과를 받고 화해의 손을 맞잡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상처 입은 우리가 먼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에게 관용의 손길을 내밀어줘야 한다. 갈등과 분열로 병들어가는 우리 사회에 의연하고 성숙한 '바른길'이 무엇인지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홍 총동창회장은 시민들에게도 과한 비판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사사로이 단죄의 칼날을 휘두르거나 반대로 혐오를 옹호하고 증폭시키는 행위를 멈춰달라"며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오직 자신의 존재만 드러내기 위해 이 비극적 사건에 억지스러운 정치적 의미를 덧씌우고 편을 가르고 대중의 분노를 자극해 사회를 혼란시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