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7~10세가 골든타임…'38만 아동' 서울에 공공센터 한 곳뿐

정세진 기자
2026.07.19 08:00

서울어린이미래 활짝센터, 인지·심리 검사 통해 정신건강 위험군에 병원연계
대학병원 초진까지 대기만 3년…해외선 정부재단·아동센터가 조기개입
서울시, 1년 운영 후 권역별 설립 검토

/사진=뉴시스

"코로나19(COVID-19) 유행 때 발달이 지연된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대학병원 초진을 받으려면 2~3년은 기다려야 할 정도입니다."(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서울의 유치원·초등학생은 38만명에 이르지만,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인지·정서·심리 선별검사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은 한 뿐이다. 국내 초등학생의 5%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증상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소아정신과 초진은 동네 병원도 수개월, 대학병원은 최대 3년까지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차원의 아동 정신건강 선별·연계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서울어린이미래활짝센터(이하 센터)에서 현재까지 7~13세 아동 816명이 인지·정서·심리 검사를 받았다. 센터는 아동의 인지·심리·정서 등을 검사해 양호, 취약, 도움필요 3단계로 분류한다. 학부모에게 인지치료 전문가 등이 작성한 결과 보고서를 전달하고, 필요에 따라 심층 상담과 치료기관 연계도 지원한다. 윷놀이 등을 활용해 놀이 방식으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아동의 거부감을 줄이고 몰입도를 높이는 것도 특징이다. 서울시민과 서울에 직장을 둔 부모 등을 대상으로 하며 비용은 모두 무료다.

서울어린이미래활짝센터 현황/그래픽=이지혜

센터의 핵심 과제는 '조기 개입'이다. IQ(지능지수) 검사 결과 70~85 사이에 속하는 경계성 지능의 경우 또래보다 학습과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발견할수록 학습·적응 지원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학계에서는 ADHD 치료가 필요한 아동 중 실제 전문적인 치료까지 받는 비율이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아정신의학 전문가인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 치료는 7~10세가 골든타임이고, 경계성 지능 아동도 취학 전 개입을 받으면 학습·적응 능력이 크게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며 "11세 이후부터는 개입 효과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부모는 자녀의 인지·정서 문제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는 점도 조기 개입의 걸림돌이다. 센터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세대 연구진이 설계한 표준화된 스크리닝 방식의 평가법을 도입했다. 최소 6명의 전문가가 체험형 활동을 관찰하고 약 2주에 걸쳐 종합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다. 오은정 서울어린이미래활짝센터장은 "검사 대상자가 어릴수록 심리·인지 문제는 전문가가 아니면 발견하기 어렵다"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조기에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ADHD 환자 수가 지난 5년간 3.3배로 늘면서 치료의 골든타임 확보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급에는 시간이 걸리고, 사설 치료센터는 프로그램의 질을 일관되게 검증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호주와 핀란드 등에서는 정부가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한 재단과 센터를 운영하며 무료 검사와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서울시도 센터 운영 결과에 따라 센터 설치 확대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센터의 현재까지 운영 결과 학교와 유치원, 학부모 이용이 늘고 만족도도 높다"며 "지난해 말 개소한 만큼 1년 정도 운영한 뒤 권역별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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