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9기 새로 부임한 실·국장 등을 상대로 하반기 핵심 현안을 직접 점검한다. 이달 21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둔 가운데 사법적 대응과 시정 운영을 분리해 행정 일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하반기 시정동력을 재확인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달 19일까지 하반기 업무보고를 받는다. 보고 대상은 지난달 인사에서 새로 부임한 44개 실·본부·국 간부 3급 이상 30명 등을 중심으로 정해졌다. 상반기 현안 대응으로 시장 보고가 밀렸던 복지실과 기후환경본부, 문화본부 등이 포함된 반면 홍보기획관처럼 주요 사안을 수시로 공유해 온 부서는 제외됐다. 조직 전체를 일괄 소집하기보다 그동안 보고가 부족했던 영역을 점검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번 보고는 신규 사업을 제시하는 신년 업무보고보다 하반기 점검에 가깝다. 새 간부들의 소관 업무 파악 정도를 확인하는 동시에 민선9기 목표인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의 방향과 사업별 우선순위를 맞추는 데 초점이 놓였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간부들을 시험하기보다 상반기에 충분히 다루지 못한 현안을 다시 챙기는 자리"라며 "실·국장들도 소관 업무를 더 공부하고 시정 동력을 점검하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서별 준비 내용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문화본부는 가을·겨울 축제와 야간경제를 연계해 문화시설과 행사의 역할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새 간부가 부임한 기후환경본부, 디지털도시국 등은 업무 연속성을 토대로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하반기 사업과 보완 과제를 중심으로 보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민선9기 출범 이후 숨 가쁜 정책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13일 간부 인사를 시행한 데 이어 14일 이주비 대출한도 상향 등을 포함한 부동산 분야 8개 제도개선 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이어 15일 열린 민선9기 첫 정례간부회의에서는 '야간경제'를 화두로 제시하면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이 같은 흐름은 1심 판결 뒤에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지난달 22일 1심 선고 직후 시청으로 돌아와 간부회의를 열고 "서울시정은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휴가 중에도 무더위쉼터와 성수대교 연결램프 현장을 점검했고, 지난 6일에는 부동산 시민 대토론회를 주재했다.
업무보고가 끝나면 법원과 시의회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오 시장은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서울시는 이달 25일부터 시작되는 시의회 회기에 맞춰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시정질문 대응에 들어간다. 다른 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오 시장의 행보를 보면 사법 절차 결론을 기다리면서 시 행정을 미루지는 않고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