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 경제적 위기 등으로 고독사·자살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고립, 돌봄 위기 신호 포착을 통해 자살 고위험군을 집중 발굴·조사한다. 금융위기 정보를 오는 12월까지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과 연계하고 복지위기 알림 앱에 자살 관련 표현이 있으면 24시간 긴급 상담을 지원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살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 중 5번째인 고립·위기가족과 6번째 돌봄·간병 부담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먼저 고독사 위기대응 시스템에 연계되는 자해·자살시도 등 위기정보를 활용해 자살위험자를 우선 선별한다.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는 자살 관련성이 큰 과다 채무, 불법사금융 피해 등 금융위기 정보를 12월까지 연계한다.
다양한 위기정보를 통합하는 '위기가구 통합 발굴 플랫폼' 구축도 검토한다. 내년부터 국가자살대응실을 운영하고, 지역별 복지수준 평가 방식을 개편해 성과관리와 연계한다.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으로 지정한다.
읍면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 인력을 단계적으로 증원하고, 방문 상담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생활물품 꾸러미도 지원할 계획이다. 복지위기 알림 앱으로 신고된 내용에 자살 관련 표현이 있으면 24시간 긴급 상담을 지원한다.
경제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자살 고위험군이면 현장 확인을 생략해 긴급복지를 신속히 지원한다. 지난달 기준 중위소득을 내년에 6.7%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향후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도 개선한다.
연령대별로는 자살 위험이 높은 고립·은둔청년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청년미래센터를 오는 9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고독사 비중이 높은 50~60대 남성 등 중장년에게는 관계 개선, 건강 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고립 노인에게는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응급호출기, 활동감지기 등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보급을 확대한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지원하기 위해 한부모가족 중 자살 위험에 노출된 경우 가족센터, 한부모시설 등을 통해 긴급심리상담을 지원한다. 북향민에 대해서는 생활, 경제, 건강, 고립 등 실태조사를 이달까지 진행해 선정된 자살 고위험군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돌봄·간병 부담에 따른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돌봄 자살위기' 가족을 우선 발굴·지원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사회보장 데이터를 활용해 중증 치매, 발달장애인 등을 돌보는 가족 중 돌봄 부담이 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험 가구를 집중 발굴·조사한다. 이들에게는 72시간 긴급돌봄 지원과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문상담을 우선 연계한다.
장기요양 및 장애인 등록 신청 시에 가족 돌봄 환경을 함께 조사하고, 청년미래센터·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에서도 우울 선별검사를 함께 지원한다.
가족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요양 중증·치매 수급자의 방문요양 지원을 지속 확대하고, 방문재활·영양지도·병원 동행 등 재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서비스를 현행 30종에서 60종까지 확대해 나간다.
도전행동이 강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확대, 긴급돌봄 서비스도 지속 지원한다. 치매나 발달장애 가족에게는 단계별 돌봄 정보와 경험을 전수하고 상담과 교육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농어촌 등 돌봄 기반 시설이 취약한 인구감소지역에서는 돌봄 서비스 수요·공급 현황에 대한 실태를 분석해 공공기반 시설 등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기반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중증·치매 수급자 가족이 휴식할 수 있도록 가족 휴가제 이용을 활성화하고, 주야간보호기관 등 관련 기반 시설도 지속 확대한다. 가족휴가제는 장기요양 중증(1·2등급) 또는 치매 수급자가 월 한도액에 관계없이 단기보호(연 12일) 혹은 종일방문요양(연 24회)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가족의 돌봄·간병 때문에 실직하는 일이 없도록 가족돌봄휴가·휴직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실질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위해 위탁가정·사실혼 등 휴가·휴직 사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요양병원 간병비 본인부담을 경감하고 긴급복지 대상 생계지원금을 인상하며, 가족돌봄청년의 자기돌봄비 지원 방안 개선 연구도 착수한다. 치매·발달장애 가족 돌봄자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돌봄·간병 부담을 자살 원인으로 신규로 분류한다.
정 장관은 "누구에게나 살면서 위기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웃과 사회와 연결돼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마련"이라며 "정부는 보다 두터운 사회안전매트 구축을 통해 사회적 고립과 돌봄 부담이 자살로 연결되는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