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 엇갈린 시각… "장사꾼 아닌 주민, 역량 부족" vs "지역공동체 유지, 가치 충족"

김승한 기자
2026.10.13 04:10

사업모델 좋아도 시장대응력 한계 "전문 인력 지원을"
영리기업과 달리 사회적 목적 추구 "장기적 전략 필요"

정부가 육성하는 마을기업 상당수가 매출을 내지 못하는 원인으로 사업모델과 경영역량 부족이 꼽힌다. 다만 마을기업은 수익창출뿐 아니라 지역일자리와 공동체 유지라는 목적도 갖고 있어 매출실적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업모델·경영역량 부족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1년 도입된 '마을기업 육성사업'은 지역주민이 농산물이나 관광 콘텐츠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에 사업비를 비롯해 교육·컨설팅과 판로개척 등을 지원한다. 사업 초기에는 시설과 장비 등 운영기반을 마련하도록 돕고 이후에는 상품경쟁력과 경영역량을 높여 자체적인 수익구조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역주민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특성상 사업경험이나 전문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특히 고령의 주민들이 주축이 된 기업은 상품을 개발하더라도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거나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민수 한국사회연대경제 상임이사는 매출부진의 주원인으로 사업모델과 실행역량 부족을 꼽았다. 강 이사는 "충분한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시장에 대응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크다"며 "사업모델이 있더라도 구성원들이 고령인 경우가 많아 실제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비즈니스모델과 마케팅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여러 마을기업을 전문인력이 순회하며 경영을 지원하는 사무장제도나 경영주치의 사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을기업 육성사업 예산현황

◇"매출만으로 평가 어려워"…지원금 환수는 별개

반면 '매출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마을기업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마을기업은 일반 영리기업과 달리 주민공동체 유지와 지역사회 활성화라는 사회적 목적도 함께 추구하기 때문이다.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지속가능경제학과 교수(행안부 정책자문위원장)는 "지역에서 마을기업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과제"라며 "사업이 잘되지 않더라도 주민들이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경영경험을 쌓는 과정이 지역사회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나가는 IT(정보기술) 벤처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마을기업의 일부가 매출을 내지 못한다고 전체 사업을 실패로 보는 것은 단기적인 시각"이라며 "나머지 기업들이 매출을 내며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정부지원금이 자동으로 환수되는 것은 아니다. 행안부에 따르면 보조금 환수 여부는 매출실적이 아닌 관련 법령과 집행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보조금으로 취득한 시설이나 장비는 폐업하더라도 임의로 처분할 수 없으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출현황과 지정취소·실적 등을 관리한다. 실제 폐업한 기업은 별도의 지정취소 절차를 밟는다. 다만 휴폐업 현황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아 매출이 없는 기업 가운데 실제 사업을 중단한 곳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실제로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인지, 통계조사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아 현재 지자체와 조사하고 있다"며 "마을주민들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특성상 한 해 매출이 없다고 모두 폐업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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