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법’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당초 금품수수․부정청탁․이해충돌 방지 중 법제화에 진통을 겪던 이해충돌 방지 부분은 빠졌다. 전체 1800만명이 이 법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품수수의 경우 연간 300만원이 넘으면 처벌되는 등의 내용은 원안보다 강화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김영란 법으로 불리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방지에 관한 법률’을 의결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부정청탁 방지와 금품수수 금지다. 법안에 따르면 공직자에게 금지되는 부정청탁은 15가지로 나눠진다. 구체적으로는 △인허가 및 채용 △보조금 집행 △학교 및 병역관련업무 △사건의 수사 및 재판 등 법령에 따르는 행위 대부분에 있어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처벌 대상이 된다.
다만 정당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고려했다. 구체적으로 △청원법과 국회법에 따라 법령 등의 재개정 요구 △선출직 공직자의 공익목적에 따른 제안 및 건의 △공공기관 직무의 법정기한 내 처리 요구 등을 포함해 7가지의 예외사항을 두었다.
공직자의 금품수수에 관한 조항을 먼저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했을 때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100만원 이하의 경우는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사회상규상 경조금품의 경우는 예외조항을 둔다.
금품수수 쪼개기 방지 조항은 새로 포함됐다. 100만원 미만으로 수회의 금품수수를 막기 위한 방안이다. 연간 3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처벌하는 경우도 처벌대상이 된다. 금품수수도 금지 대상에 가족도 포함된다. 가족의 경우는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1회 100만원 이상은 형사처벌이 되며 연간 300만원 이상도 형사처벌 기준이다.
이 법의 대상이 되는 가족은 민법상의 규정이다. 국회에 따르면 직접대상자가 되는 공직자는 180만 수준이다.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1800만명 수준. 우리국민들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내용 외에 적용대상도 일부 수정됐다. 공무원들의 비위를 막기 위한 법의 취지에 따라 당초 대상은 공무원들이었다. 이 대상은 법안의 논의과정에서 국공립학교 및 유치원의 교원이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사립학교 교원들에게도 확대됐다. KBS와 EBS등의 공공 언론사가 대상에 들어가면서 형평상 전체 언론사로 대상범위가 확대됐다. 다만 최종 합의안에서 어린이집은 제외됐다.
법안의 시행 시기 역시 기존 논의안보다 빨라졌다. 당초 논의에서는 공포 1년 후에 시행하고 처벌 조항은 2년후 부터였으나 최종 조율과정에서 공포 후 시행 및 처벌 모두 1년으로 빨라졌다.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이해충돌 방지 내용은 결국 법안에서 제외됐다. 여야는 조속한 입법을 원하는 국민정서를 감안해 합의가 된 내용을 우선 법제화하고 이해충돌 방지 관련해서는 법제정이후 곧바로 논의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통과된 김영란법은 12일 오전 정무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12일 오전에 정무위에서 법안을 처리한 후 당일날 있을 본회의를 통과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법사위에서 5일간의 숙려기간을 강조하는 상황에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