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숙소, 강남구는 '호텔' 의정부는 '군대'…왜?

이현수 기자
2015.01.23 14:29

[the300] '의정부화재' 이재민 400명, '306보충대'로…지원법 허술

306보충대 전경

400여명에 가까운 '의정부 화재사건' 이재민들이 초등학교 개학일에 맞춰 대피소를 옮겨야 할 처지에 몰렸다. 대형참사, 사회적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사고 이후 이재민 주거 지원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근거법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경기도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사건으로 발생한 이재민은 289가구 374명이다. 이들은 현재 경의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 머물고 있지만, 개학을 앞두고 시의 결정에 따라 이달 말 의정부 군시설인 306보충대 생활관(내무반)으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 306보충대는 지난해 말 부대가 해체돼 비어있는 상태다.

◇이재민 주거지원 '제각각'

의정부시는 화재 발생 직후 '3일 내 제대로 된 임시거처 마련'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시청 근처 숙박시설을 거처로 제공하려던 계획은 예약자가 많다는 이유 등으로 취소됐다. 이재민들은 현재 초등학교 강당 텐트에서 지내고 있는데, 군시설로 거처를 옮기면 한 생활관에 6가구가 함께 살아야 한다.

이런 상황은 2013년 11월 LG전자 헬기 아파트 충돌로 인한 피해 이주민들의 경우와 사뭇 다르다. 당시 서울 강남구는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의 피해주민 8가구 32명의 임시 거처로 인근 5성급 호텔을 마련한 바 있다.

사고마다 대책이 다른 이유는 이재민 주거 지원 근거법이 부실한 때문이다. 현재 이재민 관련법으로는 긴급복지지원법, 재해구호법 등이 있다.

긴급복지지원법은 화재로 인한 이재민, 가정폭력 피해자 등에 주거 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주체를 국가가 아닌 시장·군수·구청장으로 규정하고, 지원금도 명시하지 않아 포괄적 지원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재해구호법은 지원 대상을 '일시대피자'로 더 좁히고 임시 주거시설을 명시했지만, 구호기관을 국가가 아닌 지자체장으로 규정한 점은 동일하다. 그마저도 적용대상을 자연재난에 의한 일시대피자로 한정해, 화재같은 사회재난 이재민들은 해당사항이 없다. 현재 국회엔 사회재난 피해자들을 포함하도록 하는 재해구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한국 진도체육관(왼쪽)과 동일본 대지진 재해민 구호소./사진=대한신경의학회 제공© News1

◇일본, 주택 붕괴 시 '최대 3000만원'

'지진의 나라' 일본의 이재민 지원 대책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잠시 알려진 바 있다. 사고 이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진도체육관에 머물던 모습과 일본 지진 재해민 구호소의 모습이 비교되면서 조명을 받은 것.

일본의 '이재민 생활 재건 지원법'은 자연재해로 생활기반이 망가진 세대를 위해 지원금을 지급토록 하고 있다. 세대 구성원이 복수인지 단수인지, 주택이 전괴됐는지 반괴됐는지에 따라 지원금 규모가 다르다. 기초지원금에 더해 주택재건방법에 따른 가산지원금도 지급된다.

주택이 완전 붕괴될 경우 피해 세대는 이재민 생활재건 지원금을 최고 300만엔(약 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히로시마 산사태로 인한 주택이 전파된 가구 경우, 법에 따라 최대 300만엔을 지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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