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CCTV 설치의무화는 보육현장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비단 2013년 부산어린이집, 2015년 인천어린이집 예를 들지 않더라도, 아이를 믿고 맡기는 부모의 심정으로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될 일이다. 어린이집에 다녀온 내 아이의 등에 시퍼런 멍이 선명하게 들어있고, 얼굴에 큰 멍이 들고 이가 흔들린다면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요새 저출산이 가장 큰 국가 미래 숙제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저간의 정책들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발목잡혀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맞벌이 부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가가 지원해주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지금의 모습도 미래에는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어린이집에서 마주하는 아이와 원장을 포함한 보육교사, 그리고 학부모간의 신뢰관계는 사회가 지켜줘야 한다. 아직은 표현이 서투르고 신체변화가 심한 성장기의 아이들은 보육의 손길을 기꺼이 따뜻하게 받아야 하고, 보육시설 종사자들은 그만한 대우를 받고, 그래서 학부모는 믿어야 하는 것이다.
일부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일로 전체를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막을 일이지만, 한 아이의 피해조차도 가정 전체의 큰 피해라는 점을 상기해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당장 나서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사실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어린이집 내부에 CCTV를 반드시 설치하자는 법안은 2013년에도 발의했지만, 보육교사의 인권과 비용부담 등 시설의 극심한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전국 4만3000여곳의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려면 약 1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무상보육으로 연간 3조 4천억원이 소요되는 것에 비하면 극히 일부일 뿐이다.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개선비도 2012년 5만원에서 작년에 15만원으로 인상되었고, 대체교사와 보조교사도 늘려가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미진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무상보육 전면 시행으로 부모는 국공립·직장·공공형 어린이집을 더 선호하고 있어 스웨덴(75%), 일본(53%), 호주(34%)에 비해 부족한 국공립 어린이집(18%, 5,791개소)을 포함해 26% 수준인 것을 33%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있다. 직장어린이집에 대한 용적률 완화 정책도 추진중에 있고, 공공형 어린이집도 600개소를 추가 확충하겠다고 한다.
이같은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는 아동학대 개선 노력이 진전되지 않으면 어린이집의 안전은 몇 년 뒤 또다시 똑같은 대책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CCTV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민 91%가 찬성하거나 영유아 자녀를 둔 가구 중 74.2%가 공감하고 있어 도입을 놓고 찬반이 갈리는 것은 안타깝다. 더욱이 설치 의무화에 반대하는 측도 반대보다는 보완을 요구하고, 보육교사 처우와 근무조건 향상 등 종합적 대책을 촉구하고 있어 큰 걸림돌이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 추진방안’에 따르면, 어린이집 평가인증제와 보육교사 양성체계를 바꾸는 데 역점을 두고 향후 현장중심의 정책을 펼친다고 한다. 이와함께 국회에서는 보육교사의 자격요건과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법안도 검토중이다.
안타까운 사연이 번번이 발생하고 난 뒤, 이러한 제도와 법이 되풀이식으로 사후에 마련되고, 가혹한 처벌을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사회의 매서운 잣대로 갈라놓은 채 한 사람의 인생을 여론심판과 함께 생매장시키는 데에서 관심을 거두고, 이제는 사전예방을 위해 보육시설에 보내는 ‘또다른 부모의 눈’을 보육환경 개선의 첫걸음이라 여기고 부디 안전한 사회 출현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