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복지 있는 증세', 소득세냐? 부가가치세냐?

배소진 기자
2015.04.06 13:32

[the300]새정치 '정책엑스포', 복지재원 마련 위한 '증세'방안 논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가 지난 3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정책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의 박근혜 정부 2년 서민직장인 세금부담 급증 긴급 진단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올초 정치권을 달궜던 현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 기조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이나 이완구 국무총리의 복지재정 효율화 추진방안 등이 불러온 '선별적 복지', '복지 구조조정' 논란은 4.29 재보선의 '표심'을 고려한 여당의 신중함에 눌려 잠재적 폭탄으로 남아있다.

반면 야당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사실상의 '증세를 통한 복지'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피고 있다.

6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에서는 '조세와 복지방정식,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부터 3일간 이어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엑스포' 프로그램의 일환에서 마련된 자리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모든 전문가들은 '증세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며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 '증세' 방안을 논의할 시점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어느 세목을, 어떤 방식으로 올려야 할 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이 쏟아졌다.

특히 현재 10%로 고정돼 있는 부가가치세(부가세) 인상 여부에 대해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기조발제를 맡은 양재진 연세대 교수는 현재 10%인 우리나라 부가세율이 일본과 스위스에 이어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중 세 번째로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부가세율 인상을 고려할 만 하다"고 주장했다. 2년에 0.5%포인트씩 8년동안 총 2%포인트만 완만하게 인상해도 현재가치로 매년 12조의 증세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윤영진 계명대 교수는 "보편증세로서의 부가가치세율 인상은 반대한다"며 "역진적 성격이 강하고, 이미 현재 국세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은민수 경기대 교수 역시 "부가세율이 유럽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나 현재는 시기상조"라며 "최고세율 인상 등이 선행되거나 사회복지세 등이 도입된 뒤 부족할 경우 복지재정을 위한 부가세 인상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다.

직접세인 소득세의 증세 방법을 놓고도 학자들간 의견 차가 적지 않다.

양 교수는 소득세에 대해 "증세 여력이 가장 높지만 문제는 재산세와 함께 조세저항이 가장 큰 세목이라는 점"이라며 "세율인상이라는 명시적인 증세는 지양하고 과표구간 조정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조세저항을 우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정치연합의 '당론'격인 '최고세율' 인상과 적용대상 확대, '법인세' 인상 등에 대해서는 "증세효과가 크지 않지만 정치적 상징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소득세 최고세율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중산층 대다수에게 '언젠가 내가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인상을 줘 조세저항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현재 최저한세율의 적용을 받지 않는 연구·개발(R&D) 비용, 외국납부세액공제 등의 공제·감면 혜택으로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최저한세율보다 낮은 현상이 발생한다"며 소득세가 증세여력이 가장 높은 세목이라는 데 반박했다. 오히려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은 교수는 "증세를 숨기기 위한 은밀하고 우회적인 다양한 항목의 증세시도는 위험하다"며 "우리 현실에서 고소득자의 소득세 인상이나 조세 허점에 대한 개혁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가세 인상과 서민과세를 시도하면 중간계급의 증세수용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투명하게 '증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밝히고 진통이 있더라도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김준환 충청대 교수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우선순위를 고민해야 한다"며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제도 축소를 거론했다. 비과세·감면 혜택의 상당부분이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부자감세'로 볼 수 있는 각종 세제혜택을 우선 정비한 뒤 '증세'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사회복지세' 신설에 대해서도 학자들 간에는 "복지냐 증세냐 구도를 중산층에게 강요하는 정치적 '무리수'"라는 반대 의견과 "조세불신이 최고조에 댜다른 현실에서 목적을 분명히 못 박는 것은 순조로운 증세를 위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는 찬성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에서 열린 '2015 다함께 정책엑스포' 테이프 커팅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5.4.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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