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창원 등 인구 100만명 이상 '밀리언시티'들의 '특정광역시', '직통시' 등 승격 요구가 분출되는 배경에는 수천억원 규모의 취득세가 있다.
집이나 자동차 등 재산을 살 때 내는 취득세는 기초자치단체가 거둬 뒤 광역자치단체에 넘겨주는 '도세'다. 이 취득세의 상당부분을 자체 재원으로 돌리려는 게 밀리언시티들이 승격을 요구하는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취득세가 도세 수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경기, 경남 등 광역단체로선 이 같은 요구가 달가울 리 없다. '밀리언시티' 승격 논란이 결국 취득세를 둘러싼 시와 도 간의 '쩐(錢)의 전쟁'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경기 수원병)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경기도 수원특정광역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지방자치법' 및 '지방세기본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은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를 ‘특정광역시'(기초단체)로 승격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도시에서 나오는 취득세를 전액 ‘특정광역시세’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수원시는 해마다 약 3400억원의 취득세를 거둬 경기도로 올려보낸 뒤 이 가운데 재정보전금(47%)과 교부금(3%) 명목으로 50%인 1700억원 정도만 되돌려 받는다. 만약 수원시가 '특정광역시'로 승격되고, 수원시에서 나오는 취득세가 전액 수원시의 몫이 된다면 수원시의 자체 재원이 1700억원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경기도로서는 재정상의 타격이 적지 않다. 2013년 수원시가 걷어 경기도로 보낸 취득세는 3382억원으로, 경기도 전체 취득세 수입인 3조5753억원의 약 10%에 달했다. 지금은 이 가운데 절반만 수원시로 돌려보내고 있지만, 만약 수원시가 특정광역시로 승격돼 전액 수원시의 몫이 된다면 경기도는 전체 취득세 수입의 5%가 줄어드는 셈이다. 2013년 경기도의 취득세 수입은 전체 도세 수입(6조5090억원)의 55%를 차지했다.
경남 경제의 기둥인 창원이 떨어져 나갈 경우 경남이 받는 타격도 만만치 않다. 2013년 창원시가 거둬 경남으로 보낸 취득세는 총 3023억원으로, 경남 전체 취득세 세수(9944억원)의 무려 30%에 달했다. 이는 의령군 취득세 세수(46억원)의 66배에 이르는 규모다.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경남 창원)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창원직통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지방자치법' 및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를 사실상의 광역단체인 '직통시'로 승격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도시에서 징수된 취득세의 60%를 그 직통시의 몫으로 하는 내용이다.
만약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다면 창원시의 자체 재원은 종전에 비해 약 1000억원 늘어나고, 그 만큼 경남도의 재원은 줄어들게 된다. 이는 경남도 전체 도세 수입(1조8891억원)의 약 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용남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이려면 경기도의 입장 등 현실적인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며 "도세로 남겨둘 것은 남겨두고 취득세 중심으로만 수원특정광역시가 가져가는 쪽으로 법안을 마련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