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국회의원 등 연봉 삭감法, 야당서 검토

배소진 기자
2015.06.22 16:47

[the300] 가구 중위소득·최저임금 인상률에 고위공직자 보수 연동시키는 방안 검토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차관,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들의 보수를 최대 절반까지 깎는 법안이 야당 일각에서 추진된다. 고위공직자 보수에 대해 상한선을 두고 매년 결정되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연동시키는 방안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현재 '고위공직자 보수 및 경비 심사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 발의를 검토 중이다.

법안은 국회의장 산하에 고위공직자의 보수와 수당, 경비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할 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위원회로부터 심사결과를 보고받은 국회의장이 해당 기관의 장 및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통보하면 각 기관은 이를 최대한 반영해 예산안을 작성해야 한다는 규정도 담긴다.

특히 위원회가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매년 결정되는 가구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고위공직자의 보수 총액을 산정하고, 인상폭도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률에 연동해 조정토록 했다. 법안은 잠정적으로 보수 총액의 기준을 가구중위소득의 2배 이내, 인상률을 최저임금 인상률의 50%로 설정했다.

가구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월소득을 뜻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올해 기준 중위소득을 4인가구 기준 422만2533원으로 결정하고, 이를 7월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복지지원 대상 선정에 적용하고 있다.

중위소득과 최저임금을 고위공직자의 보수 책정 기준으로 삼는 방안은 고위공직자의 과도한 보수와 경비가 사회적 반감을 낳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보수를 책정, 이를 국민들의 실제 삶의 수준과 연동시키겠다는 취지다.

만약 상한선을 중위소득의 2배로 잡는다면 고위공직자의 보수총액은 월 844만5066원, 연 1억134만792원을 넘을 수 없게 된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의원 세비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입법활동비, 정액급식비, 특별활동비 등을 포함해 월 1031만1760원이다. 이밖에 정근수당과 명절휴가비 등을 포함하면 연봉은 1억3796만1920원에 달한다.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른 대통령의 한해 연봉은 2억500만원, 총리는 1억5896만원, 장관은 1억1600만원 가량이다.

만약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들의 연봉은 적게는 약 1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이 삭감되는 셈이다. 물론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등 각종 비용을 보수로 보느냐, 경비로 보느냐 등에 따라 삭감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최 의원 측은 이 법안을 본인 주도로 발의할 지 당 혁신위원회 혁신안을 통해 추진할 지 등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비 삭감이 의원들의 이해관계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회 내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당론격인 혁신안에 포함시키면 동료 의원들의 저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데다 법안의 파급력을 높일 수 있다.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여당보다 '정치혁신' 과제를 선점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 혁신위 역시 '사회적 특권 타파'를 5대 혁신과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내용은 몇 가지 수정이 필요해 고민 중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올 여름내, 정기국회 전에는 발표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원의 세비삭감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공약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당시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일반수당의 30% 감액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입법제안심사위원회가 입법활동비 지급 △특별활동비 폐지 등을 핵심으로 한 국회의원수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의원 126명 전원이 개정안에 찬성했고 당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를 함께 실천하겠다고 약속했었지만 국회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임시국회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도 "세비삭감과 특권축소를 실천하기 위해 '적정세비위원회'를 독립기구로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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