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빙은 해양레저스포츠 가운데 국내에서 빠르게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분야다. 관련 업계는 스쿠버다이빙을 경험한 이는 100만명 이상, 꾸준히 다이빙을 즐기는 동호인도 3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주도와 부산·경남을 비롯해 경북, 강원도, 전남 등 전국 지자체에서도 앞다투어 스쿠버다이빙 체험 등을 포함한 해양레저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국내에서 즐기는 스쿠버다이빙은 대부분 '불법'이다.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정은 물론이고 스쿠버다이빙 행위 자체에 대한 법적 근거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바다 한가운데서 하는 다이빙, '배'타고 나가는 게 불법?
현재 국내 대다수 다이빙 리조트들은 낚시어선을 대여해 다이버들을 실어나르고 있지만 현행법상 낚시어선이 낚시관광객이 아닌 레저를 목적으로 한 다이버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낚시관리 및 육성법'이 낚시어선업을 '낚시인을 승선시켜 낚시터로 안내하거나 그 어선에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업'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2006년 낚시어선이 운임비를 받고 다이버를 수송하는 것은 '유선 및 도선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하면서 낚시어선을 이용한 다이버 수송은 해양경찰청의 단속 대상이 됐다.
일부 리조트들은 모터보트나 고무보트 등 자가 레저보트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난해 유도선사업법에 위배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상황. 리조트 측은 다이버들에게 받는 비용은 배삯이 아닌 시설 및 서비스 비용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다가 스쿠버다이빙은 물 속에서 하는 활동이라는 이유로 수상레저안전법상 '수상레저활동'에 해당되지 않는다. 레저보트로 다이버들을 운송하는 것 역시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다.
국내에서 다이버들이 원하는 지점까지 '합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유·도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유람선, 크루즈 등과 같이 관광객을 태우고 다니는 유선과 사람이나 물자를 실어나르는 도선으로 구분되는 유도선사업은 선착장을 만들고 구명선을 확보해야 하는 등 인허가 절차가 훨씬 엄격하다. 영세 규모의 리조트가 쉽게 뛰어들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
◇ 유도선 도입했더니 이번엔 '정박'이 불법
국내에서 가장 다이빙하기 좋은 장소로 꼽히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는 2013년 일부 리조트들이 연합해 유도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국내 다이빙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거금을 들여 다이빙 전용선을 들여왔지만 이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빙 지점인 문섬·범섬 일대에 정박시설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섬 가까이 가는 것은 허용되지만 다이버들을 섬에 내려줄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해당 지역은 2000년부터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 2012년부터 10년간 일반인 출입도 통제되고 있다. 낚시족, 다이버 등이 허가를 받아 제한적으로 상륙할 수 있지만 이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 경우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다. 2013년 서귀포시장 등이 문화재위원회에 문섬일대 계류시설 설치를 신청했지만 부결됐다.
한편 지난 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도 특별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됐다. 제주도에 한정해 낚시어선이 다이버들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한 특례조항도 함께 통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낚시배를 둘러싼 갈등이 일단 해소됐지만 국내 다른 지역의 경우 여전히 불법영업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배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다이버들에게 낚시어선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국회에는 낚시어선업의 범위에 다이버 운송행위를 포함하고 낚시어선의 안전운항 의무기준을 강화하는 '낚시관리 및 육성법'과 수상레저활동에 다이빙을 포함시켜 안전규정을 지키도록 하는 '수상레저안전법' 등 2건의 관련 법안(2013년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돼 있지만 논의 한 번 제대로 못한 채 2년 가까이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