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하반기에 쓸 예산을 상반기에 앞당겨 쓰는 예산조기집행이 지자체 재정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간 예산 집행전 단기예치라도 이자수익이 적잖았는데 조기집행 수익은 물론이고 단기차입으로 인한 이자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8일 행정자치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자체 재정조기집행내역에 따르면 조기집행 시행 전인 2008년 대비 2014년 지자체 채무가 9조원 가까이 늘었고 이자수입은 8500억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가 재정을 집행하기 전 은행에 예치하여 발생하는 이자수입은 2008년 1조7863억원에서 2014년에는 9377억으로 48%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자체 채무는 2008년 19조486억에서 2014년에는 27조9913억으로 47% 증가했다.
지자체는 지방재정 조기집행을 위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17조7305억을 일시 차입했고 이 과정에서 1256억의 이자비용이 발생했했다. 정부는 이 중 712억만 이자보전을 해줬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해왔다.
2013년~2014년의 경우는 일시차입 규모는 줄고 이자보전이 이루어졌지만 지방채 발행규모는 증가했다. 결국은 차입과 함께 지방채 발행을 통해 부족재원을 조달했다는 것이 박 의원실의 설명이다.
지방채 발행규모는 2008년 3조148억원(발행한도액 대비 42%)에서 2014년 4조3314억(한도액 대비 58%)로 1조3000억 늘었 발행한도도 15% 증가했다.
재정 조기집행은 경기활성화나 이월·불용 최소화라는 순기능 외에도 일시차입금으로 인한 이자비용 발생과 빈번한 추경편성으로 인한 재정건정성 악화라는 문제점도 있어 논란거리다.
박 의원은 "지자체의 경우 지자체별 재정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재정을 조기집행할 경우 차입금 부담 등으로 지방재정 건전성을 해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경기를 악화시키는 부작용도 불러올 수 있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승수효과(재정을 앞당겨 지출하면 그 돈이 민간에 유입되어 경제활성화를 제고)를 위해 매년 조기집행 목표치를 세우고 지자체의 달성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고 있다.
행자부는 지난 1월 '2015년 지방재정 집행계획'을 확정하여 상반기에 2015년도 지방재정 156조4591억 가운데 광역58%, 기초55%인 91조5000억을 상반기 중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최종 집행결과는 목표액 86조1033억 대비 약102%인 87조7561억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됏다. 그러나 정작 정부가 우수지자체에 제시한 인센티브액은 지자체별 평균 10억 내외에 불과했다. 지난 5년간 정부가 지원한 인센티브 총액은 1198억에 불과했지만 예금평잔 감소에 따른 이자수입 감소액은 4198억에 달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별 재정여건 및 지역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인 재정의 조기 집행을 강요하는 것은 지자체의 행정효율성을 해쳐 지방재정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지역특성에 맞게 재정 집행권한과 그에 따른 책임을 부여하는 체계로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