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한 표정의 朴대통령, '국정교과서' 정면돌파 선언

이상배 , 김영선 기자
2015.10.27 12:28

[the300] 불리한 여론 불구 '국정화' 강력 드라이브…시정연설, '경제' 56회로 가장 많이 등장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세대의 사명이다."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단호한 표정과 확신에 찬 어조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야당과 역사학계의 반대나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국정화를 관철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거듭 확인됐다. '국정화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역사교육 정상화는 '비정상의 정상화'"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표현까지 썼다. 박 대통령은 "제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곳곳의 관행화된 잘못과 폐습을 바로잡아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육 정상화도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비정상의 정상화'처럼 국정교과서 역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는 뜻이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의 배경에는 통일 이후 이념구도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사회주의 교육을 받은 북한 주민들이 체제에 편입될 경우 통일한국의 이념구도가 좌편향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역사교육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독일도 통일 이후 이념 문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에게도 국정교과서 문제에 있어 절대 물러서지 말고 당당하게 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여론조사(결과)가 좋지 않은데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끌고 나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 출구없는 '교과서 정국'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강해 어떤 경우에도 타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달 5일 '중등교과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확정고시하고 다음달 중 집필진을 구성한 뒤 2017년 3월부터 학교에서 국정교과서를 가르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여당과 야당 간의 대치정국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시정연설에 대해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카세트테이프를 듣는 것 같다"며 "답답하고 절망스럽다"고 혹평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공동대표도 "(국정교과서는) 옳지 않은 방향이라고 여러 번 말씀 드리고, 많은 국사학자분들도 그렇게 말씀 하셨다"며 "그런데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이날 국회 시정연설은 오전 10시16분부터 10시56분까지 40분간 이어졌다. 총 1만2200자로 200자 원고지 61매 분량이었다. 총 2790단어가 등장했으며 가장 나온 단어는 '경제'로 56회 언급됐다. 이어 '청년'이 32회, '개혁'이 31회, '일자리'가 27회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청년 일자리 예산을 20% 이상 확대했다"고 설명하며 법정기한(12월2일) 내 처리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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