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소장 임기 논란에 대해 "헌법개정 사안이 아닌 입법 사안"이라고 12일 밝혔다.
박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말미에 국감장에 출석,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소장 임기를 헌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헌재를 처음 창설할 당시만 해도 재판관과 소장의 임기가 일치했기 때문"이라며 "정년퇴임 등의 문제로 임기가 일치하지 않는 등 당초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던 것 뿐이지 헌법개정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앞으로도 재판소장 임명이 정치적 쟁점화 되면서 공백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미비점을 방치할 수 없고 입법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법으로 규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소장 임기가 잔여임기에 한정된다면 임명권자에 의해 악용될 여지가 있다"며 "이는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위험상태이며 헌법정신이 몰각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헌재소장의 임기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3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박한철 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했을 때 신임 소장의 임기가 헌법재판관의 잔여임기인지 헌법재판소장으로서의 6년 임기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박 소장은 취임 당시 '재판관 잔여 임기만 소장임기로 하는 게 명확하다'고 밝히며 사태를 진정시킨 바 있다. 박 소장은 잔여임기로 따지면 내년 1월31일 퇴임한다.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은 "(박 소장이) 개인적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말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헌법재판관 임기는 6년으로 대법관 임기와 동일하고, 대법원장 임기는 6년으로 고정돼 있다. 대법관 중에서 대법원장을 임명할 경우 원장으로 임명된 일로부터 임기가 6년이다. 헌법재판소장도 입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재판관을 사임시킨 뒤 재임용하는 방식으로 소장의 재임기관을 확보할 수 있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소장 임기를 6년으로 명시하는 것은 헌법사항으로 돼야 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헌법재판관 재임 중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된 경우 6년의 임기를 새로 시작하도록 하는 입법은 지난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다시 추진된다. 국회 법사위 소속 이춘석 더민주 의원은 지난달 23일 이같은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헌재는 법 개정으로 임기 규정이 가능하다고 보는 반면 대법원 등은 헌법개정 사안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