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탄핵과 하야 사이

김태은 진상현 이재윤 지영호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2016.12.02 09:31

[the300]종합

'명예로운 퇴진'은 없다…朴대통령에 전직대통령 예우 박탈 추진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37주기 추모식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시민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2016.10.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방식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면서 대통령 퇴진 후 예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최근 전직 대통령 예우 기준을 보다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박 대통령이 퇴진 이후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한 사전적 조치다.

이찬열 무소속 국회의원이 발의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대통령이 헌정질서 파괴 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국정 운영에 중대한 문제를 초래하고 사임할 경우 전직 대통령 예우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에서는 탄핵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형사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외국정부에 도피처 또는 보호를 요청하거나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한 경우에 대해서만 전직대통령 예우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탄핵이 아닌 스스로 물러나면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게 된다며 탄핵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졌다. 새누리당 등에서는 박 대통령이 자진사퇴하더라도 사법 처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 예우 때문에 탄핵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지만 사법부 판결까지 걸리는 시간과 최종 형량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할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찬열 의원의 법안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제거해 박 대통령이 퇴진 후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받을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퇴진 형식은 물론 퇴진 후에도 대통령의 명예를 누려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명예로운 퇴진'을 막기 위한 법안이기도 하다.

다만 법안에서 제안한 기준인 '헌정질서 파괴 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국정 운영에 중대한 문제를 초래'하는 판단의 주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실상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을 통해 이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석될 여지 때문이다.

반면 대통령 퇴진과 관련해 국민 의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퇴진의 형식과 무관하게 국민들의 의사에 따라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판단을 맡길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은 헌정사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피의자로 입건되는 등 이미 정상적인 대통령직의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받는 것이 국민 정서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탄핵과 하야 사이…전직 대통령 어떤 예우 받나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중대한 문제를 초래하고 사임했을 때 탄핵이나 형사 처벌과 마찬가지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 연봉의 70%를 연금으로 받는 등 의료비, 교통비, 통신비 등이 지원되고 경호와 경비는 탄핵시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1일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에게는 우선 연금이 지급된다. 지급액은 지급 당시 대통령 보수연액의 95%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보수연액은 현직 대통령이 매달 받는 돈의 8.85배로 이 법 시행령에 정해져 있다. 현역 대통령 연봉의 70% 수준을 매년 연금으로 받는 셈이다. 올해 박 대통령의 연봉 2억1201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1억4840만원 정도가 전직 대통령의 연금이 된다. 전직 대통령의 사후에는 유족 중 배우자에게 유족연금이 지급된다. 연금액은 지급 당시의 대통령 보수연액의 70%다. 현직 대통령 연봉의 50% 수준이다.

전직 대통령의 유족 중 배우자가 없거나 유족연금을 받던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전직 대통령의 30세 미만인 유자녀(遺子女)와 30세 이상인 유자녀로서 생계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지급되고, 지급 대상자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그 연금을 균등하게 나누어 지급한다.

연금 외에도 비서 3명·운전기사 1명, 사무실·교통·통신·의료비 등 각종 혜택이 제공되며,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기념사업도 지원한다.

매년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 유족에 대한 연금, 의료비 등으로 들어가는 예산은 20억원 안팎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해 전직 대통령 1명(이명박)과 유족 3명(노무현·김대중·김영삼)에 대한 예산은 20억6400만원이다. 지난해 예산은 20억1100만원(전직 2명·유족 2명), 2014년 19억9000만원(전직 2명·유족 2명) 등이다.

이러한 지원들은 탄핵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형사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외국정부에 도피처 또는 보호를 요청하거나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한 경우에는 받을 수 없지만 경호와 경비는 그래도 지원이 된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경우 퇴임 후 사저 경호동 신축 등에 올해 49억5000만원, 내년 18억1700만원 등 예산 67억6700만원이 이미 편성됐다. 경호동 등 시설이 마련된 이후에는 매년 6억원 안팎의 비용을 투입, 평생 경호하게 된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박 대통령이 요구시 최장 15년 동안 대통령 경호실에서 경호를 하고, 이후에는 경찰(경호규칙)에서 맡는다. 현재 생존한 전직 대통령 및 유족(영부인)은 모두 경호 예우를 받고 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두환 전 대통령 경호에 6억7400만원, 노태우 전 대통령에 5억9800만원이 투입됐다. 근접경호(9~10명) 경비(의경 1중대·84명) 등의 인건·유지비 등이다.

사저 경호동 건립 등이 국고로 지원되는 만큼 이를 둘러싼 논란은 매번 반복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별 사저 경호동 건립에는 △이명박 60여억원 △노무현 30여억원 △김대중 19여억원 △김영삼 18억여원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진방식에 따라 다른 예우..朴대통령, 아버지 옆에 묻힐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방식에 따라 사후 국립묘지 안정 여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의 사후 장례절차와 안장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과 별개로 국가장법과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뤄진다.

우선 박 대통령은 사후에 정부가 장례 주체가 되는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다. 국가장은 전·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장 대상 예외 규정이 없어 탄핵이나 하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법률상으로는 국가장으로 치르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국가나 사회를 위한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한 국립묘지 안장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전·현직 대통령은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지만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5조4항에서는 탄핵이나 징계처분에 따라 파면 또는 해임된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고 규정해놨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게 되면 국립묘지 안장은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탄핵 대신 자진사퇴일 경우에는 1년 이상의 금고형을 받게 돼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 국립묘지 안장이 금지될 수 있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5조4항3호 :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79조1항1호에서 4호에 해당하는 사람)

박 대통령이 피의자로 기소돼 처벌 가능성이 있는 범죄는 직권남용과 강요, 제3자 뇌물죄 등으로 대통령 직무 수행과 관련된 형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저촉되는 범죄인 4호에 해당한다.

당초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해 국가유공자 예우와 지원에서 배제되는 경우는 국가보안법 위반과 형법 상 살인이나 강간 등의 강력범죄로 1년 이상 금고형을 받았을 때로 한정됐다. 그러나 군사반란으로 내란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돼 지난 2012년 초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 때 내란 및 외환죄 뿐 아니라 공무원법의 중대 위반 사항도 국립묘지 안장에서 제외되도록 추가됐다

박 대통령이 퇴임 후 직무남용과 강요, 제3자 뇌물죄 등으로 1년 이상의 금고형을 받게 되면 사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 형법 상 직권남용과 강요는 5년 이하의 징역 등의 처벌을 받게 되고 뇌물죄가 인정되면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의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양형 기준이 높은 '제3자 뇌물죄'가 박 대통령에게 적용되면 박 대통령은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잃게 될 공산이 크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난 1979년 서거 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잠들었다. 박 대통령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은 됐지만 아버지와 나란히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명예는 버려지기 일보직전이다.

개인정보 고의유출 손해액 3배 이상 배상…'이주의 법안' 13건 선정

정보수집한 곳이 개인정보를 고의로 유출해 손해가 발생하면 손해액의 3배 이상을 배상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11월4주(11월21일~25일) 국회에 발의된 140개 법안(위원장 대안 제외)을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 소속 윤영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13개 법안을 '이주의 법안'으로 선정했다.

개정안은 고의로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경우 손해배상을 손해액의 3배 이상으로 정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중대한 과실로 개인정보가 분실이나 도난된 경우 손해액의 3배 범위 내에서 손해배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자의 직접적 피해뿐 아니라 2차·3차 범죄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도 이주의 법안으로 뽑혔다.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해야 하지만 지자체 자체 재원이나 일정규모 이하 사업은 복지부와의 논의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최근 서울시 청년수당 도입, 성남시 공공산후조리·청년배당·무상교복 등을 두고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어 주목되는 내용이다.

탄핵안을 표결할 때 기명투표를 하도록 하는 김한정 의원의 국회법 개정안, 기숙사 등에 저소득층을 우선 배려하고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노웅래 의원의 한국장학재단설립법 개정안도 각각 선정됐다.

또 제윤경 의원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인적분할전 자사주소각), 백재현 의원의 조세특례제한법(중기 지주사전환 지원), 원혜영 의원의 경영·기술지도사법(제정법 설치로 분리), 김철민 의원의 아이돌봄 지원법(손해보험 의무화) 등이 이주의 법안에 이름을 올렸다.(이상 민주당)

이 외에도 김도읍 의원의 여권법(여권분실즉시 효력정지), 경대수 의원의 농어촌지역 개발촉진 특별법(농어업인 지원), 박완수 의원의 도로교통법(청소년원동기운전 금지법)도 선정됐다.(이상 새누리당)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의 한일간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효력 정지 특별법(한일 군사정보협정 무력화)과 이찬열 무소속 의원의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국기문란 대통령 예우박탈법)도 포함됐다. 한편 법제사법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보위원회 등은 선정 법안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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