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당선시 총리 '일자리'김진표,'통합'박병석..우상호·진영 눈길
국무총리는 명실상부한 '국정 2인자'로, 대통령을 보좌하며 모든 정부 부처를 통할하는 막강한 자리다. 새 대통령이 추천할 신임 총리는 더 어깨가 무겁다. 인수위원회라는 예열도 없이 엔진을 켜자마자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
◇'촛불' 부합 도덕성에 국정철학까지 공유= 총리의 자격은 우선 도덕성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자녀의 병역, 부동산 문제 등이 불거진 총리 후보들의 사퇴가 많았다. 차기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촛불의 힘이 작동한 '촛불정부'로 출발한다. 야당의 검증 기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음 국정 비전과 철학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이 당선되면 이들이 내세운 일자리정책, 국민통합, 공정경제 등의 어젠다를 실현할 인물이라야 한다. 국무총리의 능력이 좋아도 대통령과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면 정부는 혼란에 빠진다.
문 후보의 경우 여야를 모두 포괄하는 대연정급 인선보다는 민주당 중심 내각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명분은 '촛불 민심'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7일 또다른 조건을 추가했다. '비영남' 원칙이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다면 첫 총리는 탕평, 호남 표심 공략 등에 비춰 호남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충청과 수도권·강원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일자리 공약 등 경제분야 추진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사가 유력하다.
◇文 캠프 김진표·박병석-당에는 우상호·진영= 참여정부에서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를 두루 지낸 김진표 민주당 의원(4선·70), 국회부의장 출신 박병석 의원(5선·65)이 거론된다.
김진표 의원은 민주당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겸 일자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일자리 대통령'은 문 후보의 핵심 슬로건이다. 박병석 의원은 대전에서 내리 5선 의원에 오른 중진. 캠프 내 정책점검 핵심단위인 국민의나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문 후보의 정책 구상에도 밝다는 평이다.
보다 젊고 참신한 총리감으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3선·55)를 떠올리는 목소리도 있다. 원조 '386' 정치인이지만 현실감, 합리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20대 국회 민주당 첫 원내대표로 빠른 원구성 합의, 원만한 협상력을 보였고 지금도 소속의원들의 대선 전력질주를 독려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돈독한 관계도 상징성을 갖는 장점이다.
당내 '비문' 그룹으로 눈을 돌리면 진영 의원(67)이 있다. 옛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출신 서울 4선 의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인 비서실장, 장관 등을 지낸 게 논쟁이 될 순 있다. 그러나 포용과 통합 메시지를 보다 분명히 드러낼 수 있다. 태어난 곳은 외가인 전남 담양이지만 부친 고향이자 본인의 정치적 고향은 전북. 정치권은 그를 전북 출신으로 분류한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78), 문 후보가 공들여 영입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70), 문 후보가 당대표 시절 당 혁신위를 이끈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68) 등이 호남 출신이다.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54)도 존재감이 있다. 민주당의 충청 좌장 격인 이해찬 의원(65)은 국무총리를 지내긴 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다. 당을 떠났지만 김종인 전 대표(77)도 꾸준히 거론된다.
◇安 洪 모두에게 유승민 카드?= 안 후보는 '통합 내각' 오픈 캐비닛' 등의 단어를 언급했다. 기존의 낡은 계파패권주의 정치가 자기편의 무능한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다보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이 담긴 용어들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최적의 인재가 다른 당에 있다면 그 사람을 쓰겠다"는 게 안 후보의 구상이다.
현실적인 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의당이 40석에 불과한 '미니정당'이니 집권 이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총리직이 협상카드로 사용될 가능성도 크다. 정치인 총리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이유다. 안철수캠프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놔야지 정치인 총리의 가능성만 열어놓을 수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에 총리직을 제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도성향의 당 대표급이나 대선후보급 인사가 거론된다. 협치 대상이 반대쪽이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가능성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가 집권한다면 파격적인 총리 인선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연대를 통해 집권하면 연대세력에 총리를 안배해야 한다. 독자 집권한다 해도 협치 구도를 위해 폭넓은 기용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당내서 벌써 호남총리론이 나온다. 유 후보도 물망에 오른다. 파격인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주도권을 강하게 쥐고 가는 홍 후보의 스타일 상 행정가 출신 보수진영 원로를 총리로 추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승수 유한재단 이사장(전 총리)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차기정부 빚을 '대통령의 최측근' 비서실장, 누가 될까
차기정부는 인수위가 없이 당선과 동시에 출범한다. 첫 대통령 비서실장은 그래서 과거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장과 첫 총리가 했던 일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 청와대와 내각의 기본틀을 짜면서도 국회와 내각에 대해 협상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된다. 야당과 대화를 위한 '통합형', 국정과제를 정리할 수 있는 '정책실무형', 초기 정권을 안정시킬 '실세형' 등의 스타일이 제시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비서실장은 차기 대통령의 첫 인사가 된다. 그만큼 인사에 담긴 메시지가 중요하게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첫 비서실장으로 구 민정당 출신의 김중권씨를 앉혔다. 판사 출신의 온유하고 합리적인 이미지의 김중권 비서실장은 역사상 첫 여야 정권교체기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메시지를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비서실장은 동시에 대통령을 대신해 악역도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어느 당이 집권해도 다수당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집권 세력 내부의 각종 이해와 요구를 조정할 수 있어야 국회와의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정권교체의 과도기에 질서를 부여하고 각종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
특히 대통령의 '이너써클'(inner-circle)이면서도 언제든, 누구든 '액세스(access)'가 가능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의 의중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손발이 잘 맞으면서도 국회 각 정당은 물론 각 세력들과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여야 집권초기 혼란을 줄 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文 비서실장, 전병헌·노영민·임종석 등 물망
문재인 후보 주변에선 캠프 핵심인 전병헌, 노영민, 임종석 전 의원이 주로 거론된다. 관료 출신이자 '스펙'으로 보면 이용섭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장도 있다.
전병헌 전략본부장, 노영민 조직본부장, 임종석 후보비서실장으로 각각 중책을 맡고 있다. 지역적으로 각각 충남(전병헌) 충북(노영민) 전남(임종석)으로 문 후보와 보완적이다. 국회의원 재선~3선 경험이 있어 국무총리 등 내각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국회와 소통에도 무리없어 보인다.
전 본부장은 당 최고위원으로 문 후보가 당대표시절 호흡을 맞췄고 국민의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비서관을 지냈다. 노 본부장은 문재인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으로 지근거리에 있고 2012년 대선캠프에도 몸담아 문 후보와 교감하는 사이다.
두 사람이 곧 60세에 접어드는 반면 임종석 비서실장은 51세로 비교적 젊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좌했지만 문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캠프 안정, 정무적 조언 등 비교적 합격점을 받고 있다. 이용섭 단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세청장, 건설교통부장관에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을 거쳤다. 단 '친문' 핵심그룹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걸로 보인다.
◇安, 최경환 조광희 김성식 박선숙 주목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의 비서실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최경환 의원이다. 최 의원은 청와대에서 국정운영에 참여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박지원 당 대표와도 소통이 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남 출신이라 안철수 후보가 집권시 지역 안배 차원에서는 불리하다는 단점도 있다.
안철수 후보 비서실 부실장인 조광희 변호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비서실장 출신이다. '진심캠프' 출신으로 안 후보가 믿고 의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영천 출신이라 통합 이미지에도 유리하다. 다만 제도 정치권 경험이 없어 집권 초기 국회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행정과 정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캠프의 핵심 역할을 했던 인사 중에서는 김성식 의원이 있다. 김 의원은 캠프에서 총괄선대 부본부장과 전략상황본부 본부장의 중책을 맡았다. 정책에도 밝은 정책 실무형 이미지도 유리하다. 안 후보의 복심이라도 불린다.
박선숙 의원은 국민의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환경부 차관 역임하는 등 풍부한 국정경험이 장점이다. 김 의원과 함께 진심캠프를 이끌었지만 국민캠프에서는 2선에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안 후보와 캠프에 정무적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洪, 이종혁 김대식 윤한홍 등 물망
자유한국당은 아직 집권 후 인선을 논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전반적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보단을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종혁 전 의원과 수행단장인 김대식 동서대 교수, 국회 내 홍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한홍 의원 등이 비서실장으로 물망에 오른다.
다만 윤 의원은 초선인데다 홍 후보의 지지기반 중에서도 핵심 지역구(창원ㆍ마산 회원구) 출신이어서 국회에 그대로 남겨둘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수위가 없는 만큼 국정 대소사를 챙기며 대국회 관계까지 비서실장이 조율해야 한다. 당내 중량급 인사가 전격 발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