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홍콩 ELS '롤러코스터' 과징금이 남긴 질문

[우보세]홍콩 ELS '롤러코스터' 과징금이 남긴 질문

권화순 기자
입력 2026.11.09 05:10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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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ELS 은행별 과징금·과태료 비교/그래픽=이지혜
홍콩 H지수 ELS 은행별 과징금·과태료 비교/그래픽=이지혜

금융위원회가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를 불완전판매한 7개 은행·6개 증권사에 3700억원의 과징금을 지난 4일 확정했다. 홍콩 ELS 손실이 시작된 후 3년만에 제재가 일단락 된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2021년) 이후 첫 과징금이자, 금융당국이 내린 역대 최대 규모의 금전적 제재라는 점에서 소비자 보호를 소홀히 한 금융회사에 '엄중 경고'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제재 과정에서 드러난 난맥상에 대한 비판은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우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금소법 자체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제재 절차 초반부터 과징금 부과 기준을 두고 와왕좌왕했다. 해외 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등 잇단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건 이후 부랴부랴 금소법을 제정했지만, 급조된 법은 생각보다 허술했다.

금소법상 과징금 부과 기준인 '수입' 을 두고 '수수료'로 볼 것인지 '투자원금'으로 산정할지 해석이 분분했다. 홍콩 ELS의 투자원금은 18조원, 수수료는 2000억원 규모다. 어느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과징금은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진다. 법령해석심의위원회에서 ' 투자원금'으로 결론 내렸으나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의 '과잉 제재' 논란도 불거졌다. 금감원은 '때리고' 금융위는 '깎아주는' 엇박자 재재는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 금감원은 당초 2조원의 과징금 조치안을 통보했으나 이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1조4000억원으로 낮췄다. 금융위가 제재심 결과를 보완하라고 돌려 보내자 금감원장 전결로 더 줄였지만(6000억원) 어떠한 근거로 감경이 이뤄졌는지 금융회사도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금융위는 10차례가 넘는 안건심사 끝에 과징금을 확정(3700억원)했다. 이같은 '롤러코스터' 제재는 당국에 대한 신뢰를 끌어내렸다. 은행들은 "자율배상(1조2000억원)을 하면 제재를 감경해 주겠다"던 금감원이 입장을 바꿨다며 배신감을 토로한다.

짚어볼 대목은 또 있다. 투자자는 과연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역설적이게도 역대급 과징금은 '투자자 자기 책임 원칙'을 실종시켰다. 금융위는 '과거 10년' 모의수익률 결과만을 제시한 은행의 책임을 물었다. 그렇다면 15년·20년 통계를 제시했더라면 과연 가입하지 않았을까. 6개월 5%, 연환산 10% 수익을 내는 고위험 ELS를 예적금처럼 안전하다고 믿었다는 게 과연 상식에 부합하는가. 투자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은행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권화순 금융부 차장
권화순 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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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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