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아니어도' '70대 노인도'…학력·지역·나이 차별금지 법안들

백지수 기자
2017.07.14 07:50

[the300][블라인드 채용 확산, 기대와 우려]②채용절차법 개정, 신규 제정법 시도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대선 이후 국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블라인드 채용' 관련 법안 발의가 줄잇고 있다.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보장하자는 움직임은 이전에도 있어왔지만 더 나아가 학력·고향·나이 등 고용상의 차별 금지 대상을 명문화하려는 것이 20대 국회 움직임이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개정안 5건을 발의했다. 이중 민병두 의원 발의안과 신창현 의원 발의안, 박광온 의원 발의안이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두 지난달 2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당장 이번 하반기부터 공무원이나 공공부문에서 채용할 때, 블라인드 채용제를 실시했으면 한다"고 말한 이후 발의됐다.

민 의원은 지난달 23일 발의한 개정안에 '구인자가 구직자에게 불합리한 처우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는 조항을 신설해 포괄적으로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을 막도록 했다. 이어 구인자가 구직자가 채용 대상 업무에 적격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 없는 정보를 지원서나 필기시험, 면접 등에서 질문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조항도 신설키로 했다. 구직자가 채용 대상 직무에 대한 정보를 알고 적격한 정보만 구인자에게 제출할 수 있도록 채용 대상 업무와 임금, 채용 예상 인원 등의 정보를 채용 광고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도 신설토록 했다.

신 의원도 민 의원과 같은 날 이 법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구직자의 '신체적 조건'이나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구인자가 인권 침해를 하거나 성희롱·모욕적 언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신체적 조건에는 포괄적으로 성별은 물론 장애 여부, 연령, 외모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사회적 신분'이라는 표현으로는 학벌과 출신 지역, 심지어는 다문화가정 등 가정사 등까지 차별 금지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

국정자문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박 의원의 개정안은 보다 구체적이다. 지난 10일 발의된 이 개정안에는 '공공기관부터 채용과정에서 차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학력·출신지·신체조건 등이 기재된 서류의 제출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문 대통령의 '블라인드 채용' 구상을 가장 구체적으로 반영했다. '학력'과 '출신지', '신체조건'으로 차별 금지 대상을 명시했을 뿐 아니라 당장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할 곳을 '공공기관'으로 명문화해 지정한 것이다.

특히 박 의원 개정안은 여당 의원뿐 아니라 야당인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도 발의에 참여한 것이 눈에 띈다. 김수민·이찬열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블라인드 채용과 관련해 현재 국회에서는 '출신지역차별금지법(가칭)'도 입법 발의가 추진되고 있다. 실제 발의가 될 경우 잠정적으로 야당 소속의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대표 발의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룡 국회 교문위 수석전문위원이 지난달 27일 개최한 '출신지역에 따른 차별 인사를 금지하기 위한 입법의 필요성과 쟁점' 주제 입법 포럼에서 논의된 후 실제 입법이 추진되는 것이다. 인사나 고용에서 출신 지역에 따른 차별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차별이 일어났을 때 이를 처벌하는 규정도 법안에 담길 전망이다.

당시 정 위원은 "정권에 따라 출신지역을 차별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공정한 인사원칙을 확립해야 한다"며 "특정지역출신이 오랜 기간 차별을 받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정치문제가 아닌 인권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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